김성태, ‘딸 KT 채용 청탁’ 첫 공판 출석…“檢기소는 정치 보복”

KT에 딸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은 2012년 KT 공채 당시 김 의원 딸의 취업 기회를 주고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뉴스1

딸을 KT에 부정 채용 시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직접 법원에 출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뇌물공여 혐의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에 들어가기 전 무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 의원은 ‘기소 후 8개월 만에 첫 재판인데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드루킹 특검에 대한 정치 보복이다. 올가미를 밝혀내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채용 비리 관련 혐의를 아직 부인하십니까’라고 묻자 “7개월 간의 강도 높은 검찰 수사에서 채용 청탁이나 어떠한 부정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게 직권남용 업무방해 불기소 처분 결정으로 검찰에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여지책으로 검찰이 기소한 것은 정치적 목적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또 증인으로 서는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변론하실 예정인가’라는 물음에 김 의원은 “서유열 증인의 증언은 일관적이지도 않고 수시로 진술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검찰의 짜 맞추기 수사에 성실히 응한 서유열 증인의 증언이 허위 증언이고 허위 진술이었다는 것이 조금 후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해당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이석채 KT 전 회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답을 마친 김 의원은 이후 비교적 느리게 법원 1층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면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를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김 의원은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던 당시, 이석채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 김모 씨를 KT에 채용하도록 한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의 부정 채용이 이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서 일하다 2012년 진행된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최종 합격해 이듬해인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김 의원 딸은 정규직 서류 기간 내에 지원서를 내지 않았고, 적성검사도 응시하지 않았다. 뒤늦게 치른 온라인 인성검사에서도 불합격했지만, 최종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