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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호텔 `롯데 vs 신라` 제주도서 격돌

매일경제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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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호텔 `롯데 vs 신라` 제주도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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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호텔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롯데호텔과 호텔신라가 제주시에서 또다시 격돌한다. 이번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비즈니스호텔이다.

롯데호텔이 '롯데시티호텔제주'라는 이름으로 제주시 연동에 사업용지를 선점한 가운데, 호텔신라가 직선거리로 7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신라스테이호텔'을 운영하기로 했다.

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제주시 연동 274-16 외 2필지(용지 규모 약 2631㎡)에 건립되는 건물에서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한다.

백화점으로 영업하다가 10여 년간 방치됐던 신한백화점 자리로,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지난달 20일 호텔 건축허가를 받았다. 기존 백화점 건물 철거 공사는 이미 완료됐다. 호텔신라는 이 자리에 짓는 지하 3층~지상 11층 건물(객실 304실)을 호텔로 위탁운영할 예정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특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어 제주시 중심지인 연동을 선택하게 됐다"며 "이 호텔은 기존 비즈니스호텔과 달리 신라스테이만의 '업스케일(upscale)' 호텔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이 들어설 예정지는 롯데시티호텔제주로부터 걸어서 15분가량 떨어져 두 호텔 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호텔이 2011년 착공한 '롯데시티호텔제주'는 제주시 연동 옛 제주일보 자리에 지하 4층~지상 22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43%로, 완공되면 262실의 객실과 연회장, 체력단련실, 레스토랑 등이 함께 들어선다.


두 호텔이 낙점한 제주시 연동은 현재 제주시에서 상권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손꼽힌다. 신라스테이호텔이 들어서는 제주 연동 그랜드호텔 사거리는 이마트와 롯데시네마 등 상업시설이 몰린 노형오거리와 제주도청 사이를 잇는 중심지다. 롯데시티호텔 역시 노형오거리에서 도보 10분 거리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서귀포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적은 편이었던 제주시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특수'를 맞았다.

현재 호텔신라가 연동 그랜드호텔 맞은편에서 운영하는 제주신라면세점 올해 방문객 중 71%가 중국인이다. 관광객을 실은 대형크루즈가 제주항으로 입항하는 것도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톈진과 상하이에서 출발해 제주에 들르는 중국인 쇼핑객이 짧은 정박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제주항과 가까운 제주시 중심가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제주신라면세점 전년 대비 매출은 2010년 18%, 2011년 40%, 2012년 54%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올해 약 35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외항이 2011년 10월 완공되면서 2010년 49회에 불과했던 크루즈 정박 횟수가 지난해 80회로 늘었고, 올해는 2배 가까운 156회 정박 스케줄이 이미 확정됐다.


면세점과 호텔을 연계하는 측면에서는 신라스테이 쪽이 다소 유리하다. 호텔 예정지가 신라면세점과 300여 m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그랜드호텔부터 신라면세점까지 이어지는 블록이 앞으로 중심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자산개발이 직접 부동산을 개발하고 건설에 참여하는 롯데 측은 '건물주'로서 보다 호텔에 특화한 시설을 갖출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객실 외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고, 신라스테이보다 개관 일이 1년여 앞서 관광객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롯데 측은 면세점을 제주시로 옮겨오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현재 공사 중인 건물의 지상 1~3층을 면세점으로 쓸 수 있게끔 건축계획을 세운 상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문단지와는 별도로 제주시 안에 면세점을 운영하거나, 연동으로 면세점을 통합하는 안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과 호텔신라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나란히 특1급 롯데호텔제주(500실)와 제주신라호텔(429실)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1990년 개관)과 롯데호텔제주(2000년 개관)는 최근에도 각각 고급 캠핑인 글램핑과 트레일러 캠핑, 겨울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야외해수풀인 윈터스파존과 해온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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