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 결과까지 6개월 걸려
충청지역 유입 땐 양돈산업 위험
24일 인천 강화의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되면서 국내 발생지역은 5곳으로 늘었다. 이날 오후 국내 4번째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파주 적성면의 돼지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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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지 1주일여 만인 24일 수도권 지역 5곳으로 확산됐다. 이날 하루에만 경기 파주와 인천 강화 등 2곳의 돼지농장이 확진됐다. 한강 이남 지역으로 방역이 뚫리면서 전국 최대 양돈 산지인 충청 지역으로 유입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돈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된다. 당국은 여전히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정밀검사를 마친 농가에서도 ASF가 발생하면서 방역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ASF 중점관리지역을 기존 경기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강원도와 인천시 전체로 확대하고, 4대 권역으로 세분화해 타 권역과 교차이동을 차단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천 강화 송해면의 돼지농장 1곳에서 ASF가 확진됐다. 이 농장은 이날 오전 예찰 차원에서 혈청검사를 하던 중 ASF 증세가 확인됐고, 돼지 약 400마리를 사육 중이다. 3㎞ 이내에 다른 사육농가는 없다.
이날 오전 4시께는 파주 적성면의 돼지농가에서 ASF가 확진됐다. 이 농장은 연천 발생농장 방역대 내인 6.9㎞ 떨어진 곳에 있다. 농장에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으며, 잔반은 급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국적인 외국인 근로자 1명이 근무 중이다. 태국은 공식적으로 ASF 발생국가는 아니지만 정부는 ASF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써 국내 ASF가 확진된 곳은 지난 17일 확진된 파주 연다산동과 지난 18일 확진된 연천 백학면, 지난 23일 확진된 김포 통진읍 농가를 포함해 5곳으로 늘었다.
최초 발생 이후 1주일 새 5곳으로 ASF가 확진되고, 점차 남하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장 6개월이 소요된다고 밝힌 정도다.
이들 농가의 공통점은 한강과 임진강 등 하천과 접했고, 접경지역 인근이라는 것이다. 또 연천, 김포, 파주 발생농장은 첫 발생지인 파주 농장과 차량 역학관계가 있다는 정도가 확인됐다.
북한으로부터 유입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열린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ASF로 인해 북한 평안북도 돼지가 전멸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 확진된 김포 농가와 이날 확진된 파주 농가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혈청검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검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인천 강화 농가는 ASF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정한 6개 중점관리지역에서도 벗어난 곳이어서 ASF 방역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중점관리지역을 경기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강원도와 인천시 전체로 확대키로 했다. 관리지역은 경기 북부·남부, 강원 북부·남부 등 4대 권역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중점관리지역은 돼지와 가축 분뇨의 이동·반출이 권역 내부에서만 가능하다. 아울러 24일 낮 12시부터 전국의 모든 돼지농장, 사료공장 등을 대상으로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이후 상황을 고려, 지역별로도 검토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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