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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돼지열병 장기화하나…이동중지명령 재발동에 '금겹살'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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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포 이어 파주서 4차 발병 확산

농식품부,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 재발령

돼지 수급 불안에 도매가 상승 우려 커져

소매 정육점·외식업소도 가격 인상 고심

헤럴드경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김포와 파주에서 추가로 확진 판정되며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경기, 인천, 강원 지역에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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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잇따르며 돼지고기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 물량이 급감하면 도매가격은 물론 소비자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비축물량이 1~2일에 불과한 정육점의 경우 이미 소매가가 오름세를 키우고 있으며, 국내산 삼겹살을 취급하는 음식점의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을 고심 중이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국(23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4824원을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돼지고기 경매가는 4403원이었다.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18일 6201원까지 뛰었다가 19일 5828원, 20일 5017원으로 내리던 추세였다.

하지만 김포 농장과 파주서 나온 추가 확진으로 돼지 이동 중지명령이 내려지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23) 오후 7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경기, 인천, 강원 지역에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일시 이동중지 명령은 돼지 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한다. 출하 중단에 따른 도매가 상승은 소매가 연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선 이동중지 명령 여파로 돼지 출하 물량은 50%가량 급감하며 도매가는 최대 40% 상승한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는 23일 기준 2109원으로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16일(2013원)보다 4.8% 올랐다. 수급 불안 영향에 9월 평균 가격(23일까지 기준)은 한 달 전(1892원)보다 6.8% 오른 2021원으로 나타났다. 평년(2146원)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과 치료 약이 없으며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급등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삼겹살 전문점 주인은 “돼지고기를 들여오는 값이 일주일새 ㎏당 2000원가량 올랐다”며 “초조한 마음으로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게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가격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육점과 마트는 소매가 인상분을 하루 마다 반영할 수 있지만, 외식 매장은 이를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워 고민이 크다고 한다. 그는 “구제역 때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이 없어 확산할 경우 방지할 방법이 없으니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추석 전 ㎏당 1만5000원 안팎이던 국산 냉장 삼겹살 도매가는 도매시장 거래가 중단되자 2만2000원까지 뛰었다가, 이동중지명령 해제 뒤 1만9000원∼2만원으로 소폭 하락한 바 있다. 대형마트는 대개 1~2주일 정도의 비축물량을 확보해 두고 있어 도매가 인상분 반영은 아직이지만, 확산 여부에 따른 수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전체 돼지고기 공급량은 1735만두로 이 가운데 소매시장에서는 28.4%가 정육점, 27.1%가 대형마트, 15.2%가 음식점에서 유통됐다.

심리적 불안감에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체육 가격도 일시적으로 오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겐 감염되지 않으며,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으로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닭고기 소매가격은 5049원에서 18일 5056원, 19일 5102원, 20일 5082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오리 역시 지난 17일 도매가격이 2501원에서 20일 2534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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