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채용축소…양질 일자리 지속 감소
지표관리에만 신경 고령자 단기취업만 급증
청년실업률 감소불구 체감실업률은 21.8%
“신성장 동력 만들 구조개혁·규제혁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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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수가 45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일자리 불안은 여전하다. 재정을 투입해 만든 ‘세금일자리’에다 ‘기저효과’가 겹쳐 만들어낸 착시현상 일뿐이라는 해석이 대세다.
실제로 주요기업들이 대규모 감원과 채용축소에 나서고 있고, 30~40대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는 게속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며 발표하는 고용지표와 취업현장에서 체감하는 일자리는 전혀 딴판이다. 한계를 드러난 정부 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취업자 수는 1년전보다 45만2000명 증가해 2017년 3월(33만4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5000명 감소한 85만8000명으로 8월 기준으로는 2013년(78만3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실업률은 3.0%로 2013년 3.0%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표상으로는 이번 정부들어 가장 좋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취업자수의 가파른 증가는 1년전 취업자수가 3000명 밖에 늘지않은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이후 2017년 8월 이후부터 일자리는 연간 22만7000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13년 8월부터 4년간 취업자 수 증가(연평균 40만3000명)의 56% 정도에 불과한 실적이다.
취업자 중에서 60세 이상이 39만1000명(87%), 65세 이상이 23만7000명(52%)를 차지한 것도 결국 재정투입으로 만든 임시 ‘세금일자리’가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것을 방증한다. 월 30~40만원하는 복지사업 성격의 단기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정부가고용지표 관리에만 신경쓴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12만7000명 감소했다. 이를 40대 인구 감소(14만1000명)로 설명하는 것은 40대 고용률이 0.2%포인트 감소해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감소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또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7.2%로 2.8%포인트 하락했으나 청년취업난이 완화되는 흐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년체감실업률은 21.8%로 여전히 높다. 무엇보다 1년 이상 청년 장기 미취업자는 2018년에 비해 4만명 늘어난 68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76만4000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은 지난달 취업자수가 2만4000명(0.5%)해 이 감소해 지난해 4월부터 1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산업현장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상위 500위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7.5%에 그치고, 줄이겠다는 기업이 33.6%에 달했다.
산업현장에서는 일감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 전자, 기계·중공업 등 주력산업의 간판기업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이 감원에 들어가면 협력업체도 연쇄적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반월공단 등 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은 60~70%대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넉달 만에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고, 국내외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2%대 성장률을 지켜내기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L자형 불황, 복합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임무송 한기대 석좌교수는 “지금의 일자리 문제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신성장동력 부재, 고용억제적 노동·사회정책, 글로벌 흐름과 괴리된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선 과감한 구조조정과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지표의 외형적 개선에만 주목해 경제와 노동시장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잘못된 정책의 당위성을 견지하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매월 고용동향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자세로 고용률과 실업률,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분배율 등을 일자리 정책의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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