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 돼지농장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초기 차단방역을 위해 꼭 필요한 감염원인과 경로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과 양돈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파주 돼지사육농장에 이어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연천군 돼지 사육농가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질병 확산을 위해 경기도 파주의 농장에서 사육하던 돼지 3950마리를 살처분했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 농장의 돼지 4700마리도 살처분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파주와 연천 돼지사육 농장 모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원인과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파주 농장주 부부를 비롯해 외국인 노동자 4명은 최근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다. 네팔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국이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로 인해 감염됐을 확률이 낮다. 여기에 농장은 창문이 없고 출입문만 있는 폐쇄적인 곳이다. 멧돼지 출몰도 없었고, 돼지에게 사료만 먹이기 때문에 외부 감염 가능성도 낮다. 이런 상황은 연천농장도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북한에서 감염된 멧돼지나 감염된 돼지 사체를 먹은 오소리·너구리 등이 제 3의 장소를 1차 감염시켰고, 그 곳을 거친 뒤 질병 발생 농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초기 차단 방역 작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질병이 첫 발생한 곳을 폐쇄·격리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파주와 연천 돼지 농장도 한국의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다른 곳에서 바이러스가 옮겨 와 발병했다면 두 농장 이외의 다른 농장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성규 다비농장 대표는 "파주와 연천의 돼지농장이 첫 아프리카발생 지역이 아니라면 두 농장의 돼지를 전량 살처분하고 농장을 폐쇄해도 다른 곳에서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며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감염원인과 경로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환 농업전문기자(daeba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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