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조치 금지한 WTO의무위반 강조
교도통신 "日정부에 대한 대항 조치"
스틸웰 "한일갈등 해결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목록)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조치를 18일 시행한 것과 관련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무역규제 강화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의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내에서 의무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국제여론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을 화이트리스에서 제외하는 새로운 고시로 인해 “군사 전용(轉用) 가능한 전략 물자를 일본에 수출할 때의 절차가 엄격해진다”며 이번 조치가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관리 백색 국가에서 제외한 것에 사실상 대항하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한 한국 내 찬성 의견이 91%에 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변경 이유에 관해 ‘국제적인 수출 관리 체제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제도를 운용하는 나라와의 협력이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보복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한국에 있는 기업이 통신 서버나 석유화학제품 등 1천735가지 품목을 일본에 수출할 때의 절차가 늘어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D램 등 반도체 메모리는 대상 외(外)로 됐다. 일본 기업에는 경계감도 있으나 당장 영향은 경미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자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려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으나 명확한 답변이 없는 상태로 조치가 시행됐다며 “유감스럽다”는 경제산업성 간부의 반응도 소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새 내각이 앞다퉈 반한 발언을 쏟아내며 한일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양국의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편 한일갈등 악화에 따른 동북아에서 한미일 삼각 동맹 균열을 우려하는 미국 정치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 및 비확산 소위가 ‘동아시아·태평양 내 미국의 이익과 2020 회계연도 예산’을 주제로 18일 개최하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발언 자료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제거, 즉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최우선 사항으로 제시하면서 한미일간 삼각 안보 협력 증진을 위해 미국이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설정한 목표들에 대해 여전히 전념하고 있으며, 이러한 목표들, 즉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진전을 이룰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실무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국제적 단결과 기존 제재들의 지속적인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역내 및 전 세계에 있는 동맹들 및 파트너들, 특히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스틸웰 차관보는 특히 “우리는 일본 및 한국과의 3국 간 안보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 조야에서 커지는 한일갈등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한편 한일 양국에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