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 ㎏당 5975원, 1417원·31.4% 급등
이동금지명령 48시간안에 추가 확진 판결나면 가격에 큰 폭 영향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에서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 하기 위한 작업도구가 축사로 이동하고 있다./파주=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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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최신혜 기자] 분당에서 족발집을 운영 중인 주성태(55·가명)씨는 "배달 주문만 하루 평균 50건 들어오는데 오늘은 10건으로 뚝 떨어졌다"며 "납품업체가 18일부터 등심 가격을 당장 kg당 2000원 올리겠다고 하는데 재료값만 뛰고 매출이 줄어드니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한숨 쉬었다.
100% 치사율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에서 처음 확진 판결을 판결을 받으면서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결 당일 전국 돼지고기 경매가가 30% 가량 급등했기 때문이다.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48시간 동안안에 추가 확진 판결이 난다면 가격은 더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유통업체는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5975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1417원이 상승해 31.4%나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6070원을 기록해 가장 높은 가격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일단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의 경우 비축 물량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구제역 등의 사례를 보면 사태 초반에는 돼지고기 등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여기에 이미 사전에 비축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곧바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분한 재고가 부족한 식당 등은 가격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통상 국산 돼지고기는 경매를 통해 판매된 뒤 중간과정을 거쳐 1~2일 뒤에는 소매업체를 통해 유통된다. 실제로 자영업자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제역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한 번 올라도 내리는 데 반 년 이상 걸리는데 가게를 어떻게 운영해나가야 할 지 막막하다"는 등의 하소연 글이 올라오고 있다.
돼지 곱창집 오픈을 앞두고 있다는 또 다른 자영업자는 "곱창의 경우 국내산을 써야하는데 가게 계약 직전에 돼지열병 사태가 터졌다"며 "당분간 오픈을 미뤄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일시이동중지명령 48시간이 끝나는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확진 판정이 추가 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17일 ASF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기간에는 전국에 있는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ASF 검사가 이뤄진다"이라며 "이 기간동안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고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폭등 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지난해 8월 이 병이 발생 뒤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돼지고기양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각 유통업체들은 외국산 냉동 돼지고기 수입량을 확대하는 등 사태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확진 발표 이후 곧바로 물량 대비를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중국의 ASF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라, 국내에서 추가 확진 판정이 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ASF가 국내 최초로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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