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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ASF발생]돼지열병 일주일이 ‘골든타임’…유입경로 '해외냐 北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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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만 방역망 뚫렸지만 유입경로 ‘오리무중’

잠복기 4~7일 주로 발생…전국 일시이동중지 발령

농가 “국회 무관심 탓” 규탄…유통시장도 긴장

이데일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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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이진철 기자] 아시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방역망을 뚫고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정부는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인 일주일 가량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ASF가 해외에서 들어온 바이러스와의 접촉 탓인지 북한으로부터의 유입인지 여부도 확실치 않은 만큼 신속한 감염 경로 확인과 초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해외 or 북한? 역학조사 시간 걸릴 듯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는 지난해 8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중국에서 발생했다. 올해 1월 몽골과 2월 베트남을 필두로 캄보디아(4월), 북한(5월), 라오스(6월), 미얀마(8월), 필리핀으로 번졌다. 이날 한국 경기도 파주 소재 농장에서도 ASF를 공식 확인함으로써 ASF 발생국은 총 9개 국가가 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 1년여간 전국 공항만과 북한 접경지역 등에서 검역을 강화했지만 결국 ASF 유입을 막지 못했다. 발생농장이 위치한 파주 지역 역시 올해 2월과 6월 혈청 검사 등 일제 조사를 실시했지만 바이러스는 발견하지 못했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것은 질병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필수 조치지만 아직까지 확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농장은 비무장지대(DMZ)와 멀지 않은 접경 지역이지만 방역시설을 갖춘 곳이어서 유입 경로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해당 축사는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멧돼지로부터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울타리를 쳐놨으며 문을 제외하고 창문이 없는 폐쇄적인 구조여서 조류에 의한 접촉 가능성도 낮다.

농장 주인은 물론 이곳에서 근무 중인 4명의 외국인 노동자도 최근 해외에 나갔다 온 적이 없다. 돼지 사료 또한 남은 음식물을 직접 처리해 급여하는 형태가 아니라 사료업체가 공급하는 사료를 주고 있어 음식물을 통한 접촉 가능성도 희박하다.

통상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데 소요 기간은 1~2주 정도로 이번에도 일주일 가량은 지나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감염이나 북한 유입 등 (감염 경로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다각도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발생농장 살처분…초기 확산 방지 총력

ASF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일주일 가량이다. 통상 ASF의 잠복기간은 4~19일 정도인데 이중에서도 4~7일째에 주로 발병한다.

확산을 막기 위한 초기 대처가 중요한 이유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잠복기간 등을 고려할 때 (발생시기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제일 위험한 시기”라며 “일주일 동안 최대한 잘 방어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ASF 발생 즉시 위기경보단계를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48시간 동안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는 발생농장과 농장 주인의 가족이 운영하는 2개 농장을 비롯해 주변 농장까지 총 4700두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ASF 확진 전 가족농장에서 198두의 돼지가 김포, 인천 등 도축장으로 팔린 것으로 확인돼 해당 돼지의 즉각 폐기처분과 소독도 진행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에도 바이러스가 번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파주에 이어 연천군 소재 돼지농장에서는 모돈 1두가 폐사해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 ASF 의심 여부를 신고했다. 이에 경기도 가축방역관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이송했으며 검사결과는 18일 아침에 나올 예정이다.

농가에서는 ASF 확산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ASF는 전염성이 빠르고 폐사율이 높아 자칫 양돈산업 기반이 붕괴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농연측은 “ASF 주원인인 음식물류 폐기물의 (돼지 사료) 공급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아직 국회 계류 중으로 올해 통과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며 “여야는 사사로운 정쟁보다 민생 현안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힘써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데일리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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