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서 국내 첫 발생 / 치료제 없고 치사율 100% / 정부, 위기경보 ‘심각’ 격상 /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 / 3개 농장 4000마리 살처분 / 文대통령 ‘철저 차단’ 지시
출입 통제 17일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한 돼지농장 입구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파주=하상윤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 파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돼지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ASF가 확진된 17일 오전 6시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과 도축장 등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내리고 발생 농장주 사육 돼지 약 4000마리를 살처분했다.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결과와 예방조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17일 오전 6시30분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며 “위기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오늘부터 남은 음식물(잔반)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가 국내에서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매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 인근에서 돼지 2450마리를 키우는 돼지농장 관리인이 농장에 숨져 있는 어미돼지 5마리를 발견해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죽은 돼지 혈액을 정밀검사한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ASF 양성을 확정했다. 농식품부는 ASF 확진 직후 발생 농장 및 농장주가 다른 곳에서 경영하는 2개 농장의 사육돼지 3950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실시했다.
농식품부는 또 현장에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ASF 유입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농장은 잔반을 돼지에게 주지 않았고 농장주 및 가족, 4명의 외국인 근로자 모두 최근 3개월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멧돼지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이 농장은 한강과는 2∼3㎞, 북한과는 10㎞ 떨어져 있지만 울타리 등이 쳐져 있는 데다 주변에 멧돼지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ASF 바이러스가) 초기에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고 대변인은 “(관계 부처에서)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예찰은 물론이고 소독 조치 강화 등 발 빠르게 조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확진 판정 즉시 ASF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린 뒤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에 대한 48시간 동안의 일시이동중지명령 발령 △1주일간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의 돼지 반출 금지 △전국 양돈농가 6300호에 대한 일제소독 및 예찰 실시 등을 조치했다. 잔반 양돈농가 반입 금지와 함께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에도 나서기로 했다.
국내에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시에 발생한 17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관계부처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참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AI(조류인플루엔자)를 최소화했고 구제역을 최단 시일 안에 수습했다”며 “그런 저력으로 우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민섭·최형창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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