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발병했던 北과 불과 10㎞
최근 태풍 '링링' 영향으로
야생멧돼지 떠내려 왔을수도
향후 일주일이 확산 중대 고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전국 단위의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총력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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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ASF 청정국이라는 지위도 잃게 됐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이날 ASF 발생농장과 농장주가 소유한 2개 농장에서 3950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키로 했다. 국민 회식메뉴인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향후 1주일이 ASF 확산 방지의 중대 기로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ASF 방역대책이 실효를 거둘지 미지수다.
■감염경로 오리무중…北 유입 가능성
농림축산식품부 등 방역당국은 17일 ASF의 정확한 발생 및 감염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로선 북한으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ASF가 발생한 농가는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자유로를 따라 5㎞가량 떨어진 한강, 공릉천 합류지점 인근으로 북한과는 불과 1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최근 북한에도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야생 멧돼지가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ASF 발병 사실을 국제기구를 통해 공식화한 바 있다.
추석 연휴나 직전 발생농장을 방문한 친지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식품부는 현재 명절 기간 가족들이 오간 이력을 확인 중이다. 다만 이 농장의 경우 ASF 감염경로인 남은 음식물을 사용하지 않았고, 농장 주인이나 농장에서 일하던 네팔인 4명 모두 최근 해외를 다녀오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감염 원인으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네팔은 ASF 발생국이 아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감염 원인을 찾고 있는 중으로 가정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SF 방역, 이번주가 최대 고비
ASF의 확산 고비는 이번주가 될 전망이다. ASF 잠복기를 학계에서는 4일에서 최대 21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발병은 4~7일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1주일 정도가 가장 많이 발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때 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ASF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경기도에서 타 시·도로 돼지 반출을 1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취했다. 전국 양돈농가 6300곳의 일제소독과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도 실시키로 했다. 이런 방역 대책에도 불구하고 파주 돼지농가의 ASF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방역대책이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제대로 방역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감염경로부터 파악돼야 한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감염경로를 파악할 방침이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돼지 살처분 등 국내 양돈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시아에서 처음 ASF가 발생한 중국에서는 지난 8월 돼지 마릿수가 1년 전보다 39% 줄었다. 공급부족으로 같은 달 돼지고기 가격은 47% 급등하면서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식품부는 "얼마나 확산을 잘 방지하느냐에 따라 수급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돼지와 야생 멧돼지에서 발생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 급성 감염 땐 거의 100% 폐사. 치료제와 백신이 없음. 사람 감염은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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