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전날보다 32.9%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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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치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경보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발생농장 등 돼지 395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실ㆍ대책본부를 일제히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며 "이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이 양돈농장 관리인은 전날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어미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450마리와 이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소재 농장 돼지 1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모두 47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하고, 전국 양돈농가 6300호를 대상으로 의심증상 예찰도 즉시 실시키로 했다. 주요 전파요인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잔반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도 실시키로 했다.
아울러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실ㆍ대책본부를 일제히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 잠복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발생 일주일 정도가 제일 위험한 시기"라면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은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급 불안으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4천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에 있는 도드람 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보다 ㎏당 59.8%나 폭등한 6658원이었고, 농협부천에서 경매된 돼지고기 가격은 전날보다 48.8% 상승한 5995원을 기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농식품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시도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돼지열병 방역대책회의를 열고 "돼지열병 조기 퇴치 사례와 비결을 신속히 파악해 활용하고, 만약 본받을 만한 사례가 없으면 우리가 조기 퇴치 성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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