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상륙]"당장은 괜찮지만…"돼지고기 수요 많은 육가공업계 비용 상승 우려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한 양돈농장에서 굴삭기가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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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 Swine Fever, ASF)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주요 육가공업체들은 그동안 해외사례에 비춰 ASF에 대비해 돼지고기 원료 재고를 평소보다 많게 비축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갖춰 놔 당장은 비용 상승 등의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육가공식품에 대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육가공업체들은 국내의 ASF발병 소식이 전해지자 현황 파악과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ASF의 확산 범위나 속도, 기간 등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햄, 소시지 등을 만드는 육가공업체들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ASF 확산에 따라 원료로 이용되는 돼지고기 재고를 미리 비축해 오는 등 국내 ASF 발생에 대비해 왔다. 그러나 ASF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요 육가공업체로는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동원F&B, 농협목우촌 등이 있다.
햄, 소시지 외에 돼지고기를 부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비용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만두 등 냉동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글로벌 돈육 가격은 ASF 여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9월 평균 생돈 시세는 파운드당 64.22센트로 전년동월대비 11.1% 올랐다. 중국에서 ASF가 확산되기 시작한 4월에는 54.5%나 급등한 바 있다. 국내 돼지고기 시세까지 오를 경우 고스란히 비용 부담에 전가될 수 밖에 없고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과 함께 소비 부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ASF로 돼지고기 뿐 아니라 돼지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ASF가 한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부담이 늘 수 있는데다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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