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폐사율 100%…사람에겐 전염 안돼
아시아권 확산 이어 북한에도 지난 5월 발생
방역·살처분·스탠드 스틸 정부도 발빠른 대응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비상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고 발표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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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파주에 있는 한 돼지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첫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방역당국과 양돈농가들이 초비상이다.
ASF는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이어서 ‘돼지 흑사병’으로 통한다. 백신이나 치료 약도 아직 없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예외없이 폐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돼지고기를 소비해도 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돼지고기가 물리적으로 시중에 유통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산방지 총력대응=정부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발생 보고를 받은 즉시 “확산이 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에 큰 타격 예상되는 만큼 농식품부 및 관계부처들이 협력해서 강력한 초동대응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총리는 11시 관계부처 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오전 9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확산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재욱 차관이 브리핑에 나서기로 했으나 김 장관이 직접 나섰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의미다.
농식품부는 전국 지자체에 ASF 방역대책 상황실을 즉시 설치·운영하고, 양돈농가 등 축산시설 일제 소독, 도축 출하전 임상검사, 의심축 발생 시 신고요령 홍보 등을 조속히 실시하도록 했다.
▶발생상황 및 방역 조치=이번 ASF 발생은 16일 오후 6시께 문제의 양돈농가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현실화했다. 곧바로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축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고,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정됐다.
농식품부는 즉시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3팀, 6명)을 투입해 신고농장의 농장주, 가축, 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아울러 거점소독시설(16개소)과 통제초소(15개소)도 운영해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도 강화했으며, 발생농장과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도 실시함으로써 초동 방역조치를 완료했다.
경기도에서 타·시도로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실시하고, 전국 양돈농가 6300호의 의심증상 발현여부 등 예찰도 즉시 실시하고 나섰다. 남은음식물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도 실시할 계획이다.
▶ASF 유입경로는= 돼지 및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지난달 5월 30일 북한에서 발생했으며 앞서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확산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긴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오르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고기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는 올해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후 방역에 힘을 쏟아왔다. 특히 전국 모든 양돈 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액검사를 하고 방역 작업을 펼쳐왔다. 굶주린 맷돼지가 임진강을 헤엄쳐 넘어올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땅굴을 파서 철책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고 실제로 여기에 맞춰 대책까지 이뤄졌다.
농식품부는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해 유입경로를 역추적을 하고 있지만 파악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추석명절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에서 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근농장 전파 여부도 확인하고 있으나,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 위치한 양돈농장은 별도로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황해창 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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