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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礎石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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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투샤오위 五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제1보〉(1~14)=김지석은 용모에서부터 여느 기사들과 다르다. 전형적 수재형이자 귀공자 타입이다. 안경 너머로 번뜩이는 눈빛이 총명함으로 가득하다. 몸짓 또한 깔끔하고 세련돼 좀체 흐트러진 모습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30 고개로 접어들었건만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티없는 동안(童顔) 캐릭터로 여전히 뭇 젊은 후배들을 좌절시킨다. 무려 열네 살이나 어린 중국 소년과 겨룬 이 한판은 어떨지.

초반 4귀 점령 방법에 따라 바둑의 골격이 정해진다. 흑이 화점과 소목을 택한 데 반해 백은 화점 2개를 이 판의 초석(礎石)으로 골랐다. 백 쪽이 양화점을 더 즐기는 것은 요즘 추세이기도 하다. 5로 삼삼을 파면서 익숙한 형태가 또 재현되고 있다. 9로는 '가'의 일(日)자 행마도 많이 둔다.

백이 손을 빼 10으로 빈 귀를 걸치자 흑도 상대하지 않고 11로 보강했다. 10으론 참고 1도가 보통.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기세 싸움이 팽팽하다. 14로는 '나'로 우변을 키우는 대응도 있다. 참고 2도는 인공지능 줴이(絶藝)가 내놓은 대안 중 하나. 흑은 일단 포위망을 벗어나야 할 텐데 어디가 적당할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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