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손실 가능성 제대로 설명안해…안정형 투자자 '공격형'으로 둔갑시켜"
우리은행, 100여명 규모 TF 운영…하나은행, 사후관리지원반 가동
'1조 판매' DLF 실태조사…이번주 우리·하나은행 검사 |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한혜원 기자 =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투자자 소송이 이달 안에 시작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안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DLF 피해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제기한다.
금융소비자원은 먼저 투자자 4∼5명을 1차 소송 제기자 명단에 올리고, 나머지 투자자는 서류 등 근거를 더 마련한 다음에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첫 명단에 올라가는 투자자들은 상식적으로 전혀 고위험투자를 하지 않을 사람들로, 불완전판매가 명확하다"며 "이들은 관련 서류나 해피콜 녹취가 없더라도 소송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원에 앞서 공동소송 참여자를 모집한 법무법인 한누리는 일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소송 제기 시기를 연기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직원들이 독일 국채 금리,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한 DLF를 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예금금리보다 조금 높은 3∼5% 수익률만 강조하고 100% 손실 가능성은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 측이 판매 실적을 채우려는 생각으로 가입을 주저하는 투자자에게도 상품 가입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있다.
고위험 상품은 투자자 성향 등급을 제대로 분석하고 '공격투자형' 투자자에게만 권해야 하지만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품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고, 가입 약정서에 쓰는 자필 서약도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수 로고스 변호사는 "연금수입으로 사는 60대 투자자가 향후 수입원이 '일정하거나 늘어날 것'이라고 체크돼 있거나 거래 경험도 예·적금뿐인데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있다고 적혀있는 등 사실상 서류가 임의로 조작된 사례가 많았다"며 "실제로는 안정형인 투자자들이 PB와 신뢰관계 속에서 공격투자형으로 둔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PG) |
투자자들은 은행이 소송 진행에 필요한 해피콜 녹취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피콜 녹취는 자료제공 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민원 고객이 요청할 때 영업점이나 콜센터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해왔다"며 "앞으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손님이 요청할 때는 녹취 파일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법무법인에서 법률 대응 조언을 받는 한편 고객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WM) 사업부 직원 등 100여명에 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영업점에 나가 PB들이 DLF 고객을 응대하는 것을 돕고 향후 손실 발생에 따른 분쟁조정 절차와 일정 등을 안내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고위험 상품을 선정·판매하는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나은행은 7월부터 박세걸 WM사업단 전무를 지원 총괄로 투자상품부, PB사업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사후관리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DLF 가입 손님의 문의를 받고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만들고자 지난달 26일 소비자보호대책위원회를 추가로 구성했다.
위원회에는 백미경 소비자행복그룹 전무, 소비자행복그룹 직원 5명, PB 10명이 모였다. 이들은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손님과 직원의 면담을 지원한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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