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CSO "화웨이와 대화 없는 미중 무역 있을 수 없어"
2020년 대선 앞두고 중국과의 협상 위한 '카드'로 화웨이 제재 활용할 가능성
조지 소로스 "화웨이 블랙리스트 제외시키는 것은 미국 국익을 해치는 일"
중국 선전 공항에 걸려 있는 화웨이 로고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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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재개되면서 장기간 이어져 온 두 경제대국 간의 '화해무드' 조성에 대한 세계 경제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거대 기술업체 화웨이가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위해서는 우리와 대화를 해야한다"며 미국의 입장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디 퍼디 화웨이 최고보안책임자(CSO)는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와 대화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무역거래는 상상할 수 없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된 미국의 대화웨이 제재는 동맹국들에 대한 화웨이 5G 제품 도입 금지, 미국 정부 및 기업과의 거래 제한 조치 등으로 확대됐다.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와 계열사 일부를 거래 제한 리스트에 올린 이래 지난 8월에는 추가로 46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 목록에 올렸다.
이날 퍼디 CSO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서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를 놓고 전향적인 '결단'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협상카드'로서 화웨이 문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국은 기존에 화웨이를 겨냥했던 각종 제재조치를 완화하는 '대승적인' 제스춰를 취함으로써 무역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나설 공산이 크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가 '미국의 앞날'을 막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화웨이 제재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은 바로 헤지펀트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다.
소로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거래를 추진하다가 트럼프의 대중 정책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화웨이가 블랙리스트에 존재함으로써 미국은 화웨이의 '기술력 약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만약 화웨이 제재가 약화된다면 머지 않아 미래 기술시장에서 화웨이가 미국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 그는 시 주석과의 거래를 원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을 미국의 이익보다 우선시하고 있으며, 재선을 위해 경제를 강화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화웨이는 5G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의회는 의회의 동의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법안의 통과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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