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고용동향'…취업자수 45만명 증가
실업자 수 줄고 고용률↑…홍남기 "매우 고무적"
노년층 비경활인구 늘어…금융권·IT취업자 감소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물류기업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 신청을 위해 긴 줄을 서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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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5만여명이 늘어나면서 2년 5개월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전체 실업자 수는 6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종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연말에는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돼 향후 고용시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만2000명 증가했다.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 5개월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작년 같은 달 신규 취업자 수가 3000명에 그쳤던 기저효과와 함께 조선업 업황 회복, 정부 일자리 사업, 외국인 관광객 증가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8월 고용개선은 매우 고무적이며 의미있는 변화와 추세가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취업자 45만 증가…어디서 늘었나= 산업별로 뜯어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각각 17만4000명, 10만4000명 늘어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만4000명, 5만3000명 줄어 전달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제조업 고용 개선 양상에 대해 통계청은 조선업 수주가 최근 4개월 연속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조선업황이 회복된 점을 들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2만5000명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임시·일용직 고용시장이 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임시직의 경우 작년 8월 -18만7000명에서 지난달에는 -2000명으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고, 일용직은 2만4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39만1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 통계청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10만명 가량 기여했다고 추산했다. 50대는 13만3000명, 20대는 7만1000명 증가한 반면 30대와 40대는 각각 9000명, 12만7000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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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실업률 개선세 뚜렷= 지난달 15~64세 고용률(OECD 비교기준)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67.0%로, 8월 기준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0.5%포인트 상승한 61.4%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8월(61.5%) 이후 최고 수준이다.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상승했다. 청년고용률의 경우 지난해 8월보다 1.1%포인트 상승한 44%를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7만5000명 감소한 85만8000명을 기록했다. 2013년 8월(78만3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올해 들어 실업자 수가 매월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실업률은 3.0%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8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계속 상승해왔던 실업률이 6년만에 하락한 것이다. 지난 7월 실업률 3.9%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그동안 감소 폭이 컸던 제조업과 도ㆍ소매업, 40대에서 감소 폭이 축소돼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며 "중국, 일본인 관광객 유입의 증가로 숙박ㆍ음식점업 취업자 증가폭도 10만명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짝' 고용 호황, 불안한 이유는= 고용률이 늘고 실업률이 감소한 데에는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인구)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비경활인구는 고용률·실업률 집계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지난달 비경활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8000명 증가해 올 들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5만명, 1만5000명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정동욱 과장은 "금년 재정 일자리 사업이 조기 시행되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그 이유로 구직활동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날씨가 추워지는 11, 12월에는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기 때문에 일하길 희망하는 노년층 구직자도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60세 이상 비경활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6만9000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쉬었음' 인구가 전년 대비 9만9000명 늘어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는 연말이 되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도 급감할 우려가 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 수는 4만5000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 3~5만명대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는 작년보다 1만9000명 감소했다. 201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자영업 고용시장도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6000명 감소해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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