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 취임날, 법무부 간부 2명 대검 간부 2명에 '이례적' 제안
윤 총장, 단호히 거절… 법무부는 "아이디어 차원, 장관과 무관"
법조계 "법무부, 수사 압력 오해살 수 있어… 부적절하다" 지적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9.9.9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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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의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 고위 간부가 대검찰청 고위 간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선 장관이 수사 받는 상황에서 수사 외압 오해를 살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와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 고위 간부 2명은 조 장관이 취임하던 지난 9일 대검 간부 2명에게 각각 연락해 윤 총장을 제외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 법무부 관계자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대검 측에 제안한 특별수사팀은 과거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강원랜드 특별수사단’의 방식이다. 강원랜드 특별수사단은 검찰총장이 별도 수사 지휘나 보고를 받지 않는 방식의 수사팀이었다. 다만 당시 특별수사단은 문 전 총장이 직접 별도의 수사 지휘를 하지 않고 구체적 수사 상황을 보고 받지 않겠다고 했었다.
법무부 고위 간부들의 제안을 보고 받은 윤 총장은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검 관계자는 “보고를 받은 총장께서 단호하게 안 된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매우 엄중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이었을 뿐이며 조 장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와 대검 관계자가 통화하는 과정에서 과거 별도 수사팀을 구성한 전례에 비춰 아이디어 차원의 의견 교환이었을 뿐”이라며 “그 과정에서 장관에게 보고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부터 취임 후까지 일관되게 가족과 관련된 검찰 수사를 보고 받거나 지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공정하게 수사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무부의 이러한 설명에도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따로 꾸리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장관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수사에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행동”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편향되게 한다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면 모를까 대단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과거 선례에 비춰볼 때 대검에서 먼저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이면 모를까 법무부 관계자가 먼저 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을 제안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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