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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음주운전' 장제원 아들, '운전자 바꿔치기' 시인…"아는 형에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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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의원 아들, 9일 경찰 자진 출석…음주운전 시인
운전자 바꿔치기도 시인…父자랑·금품 합의 시도 의혹은 부인
사고 후 "내가 운전했다" 제3의 인물 등장…장씨 등은 현장서 귀가조치
경찰, ‘운전자 바꿔치기’ 20대 10일 소환 조사
민갑룡 경찰청장, 부실수사 논란에 "전담수사팀 꾸려 신속·엄정 수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장용준(19)씨의 음주운전 사건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10일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과 관련, 장씨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고 주장한 20대 남성을 불러다 조사하고 있다.

1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김모(27)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해 이날 소환 조사를 벌였다. 앞서 경찰은 전날 장씨와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인 오토바이 운전자를 불러 조사했다. 장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과 운전자를 바꿔치려 했던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지인 형에게 대신 운전했다 해달라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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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장용준(19)씨. /인스타그램 라이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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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아들, 만취 음주 사고…‘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장씨는 지난 7일 오전 2시 40분쯤 서울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추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로 장씨는 다치지 않았으나 상대방은 경상을 입었다. 음주측정 결과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당초 경찰이 출동하자, 자신이 운전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는 동승자도 아닌 제3의 인물인 김씨가 사고 현장에 나타나 "내가 운전을 했다"고 구두 진술하면서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씨는 사고 피해자에게 금품을 주겠다며 현장 합의를 시도하면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언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나타난 김씨만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하고, 정작 술에 취한 장씨와 동승자는 현장에서 귀가조치했다. 동승자는 장씨와 마찬가지로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만취 상태인 용의자에 대해서는 나중에 조사하는 원칙에 따랐다"며 "술을 먹었을 땐 조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장씨를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현행 기준은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는 등의 중대한 사고가 아닌 이상 현행범 체포하지 않고 임의 동행을 요구하게 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장씨 변호인인 이상민 변호사는 10일 오후 마포서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씨가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시인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전자라고 주장한 김씨는 장씨의 ‘아는 형’"이라며 "김씨 또한 피의자로 입건돼 신상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아버지인 장제원 의원실 관계자나 연예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장씨가 전날 경찰 조사에서 김씨와의 통화 내역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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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준씨의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 /SBS뉴스8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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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시간 뒤 모친·변호인과 경찰서 찾아와 음주운전 시인
경찰 조사결과, 사고 당시 운전을 하지 않았다던 장씨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사고 직후 집으로 귀가했다가 약 2시간 뒤 어머니와 변호인을 대동해 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사람은 장씨와 동승자 둘뿐이었다.

이후 경찰은 사고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가 아닌 장씨가 차를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후 장씨가 운전석에서 내리는 모습이 영상에 명확히 담겨있다"며 "다만 벤츠 차량에 블랙박스 영상이 없어, 이들이 고의적으로 인멸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일부 언론에선 장 의원의 아내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으나 장 의원은 10일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장용준과 피해자의 합의는 전적으로 장용준 측 변호사와 합의를 한 것"이라며 "장용준이 사고 당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의혹이라는 미명하에 보도하고 있다"라고 했다.

마포서는 사건 처리를 놓고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전담수사팀을 꾸려 장씨의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장씨의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해 "일반적인 단순 교통사고와 달리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맞게끔 수사팀을 보강해 제기된 의혹을 신속히 조사하겠다"며 "관련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이야기와 CCTV 등 물적 증거를 확보해 조사하면 진상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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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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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모든 연예계 활동 중단"...장씨, 2년 전엔 성매매 시도 의혹 논란
장씨는 지난 7일 소속사를 통해 "향후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도 당일 아들의 음주운전에 대해 사과하며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용준이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래퍼 ‘노엘’로 활동 중인 장씨는 지난 2017년 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에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방송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매매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당시 장 의원은 아들의 성매매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바른정당 대변인직과 부산시당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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