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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쌀딩크’가 히딩크를 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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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 4강 합작 ‘감독·코치’ 벤치 대결…박항서가 웃었다

U-22 베트남, 중국에 2 대 0 승

경향신문

박항서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8일 중국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거스 히딩크 중국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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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축구영웅인 ‘쌀딩크’ 박항서 감독(60)이 진짜 히딩크와의 벤치 대결에서 이겼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중국 U-22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응우옌 티엔 린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친선전에 불과했지만, 사연 있는 두 사령탑의 만남으로 관심을 끌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73)이 중국 U-22 대표팀 사령탑으로 경기에 나선 가운데 당시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도운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신화적 인물이 돼 히딩크 감독을 만났다. 2017년 베트남에 부임해 이듬해인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그리고 동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박 감독은 자신이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를 히딩크 감독의 가르침 덕분이라 밝혀 ‘쌀딩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박 감독은 경기 전날인 지난 7일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내 감독 경력에 큰 영향을 준 지도자”라며 히딩크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승부 앞에서 예우는 없었다.

박 감독은 잘 단련된 조직력으로 히딩크 감독의 중국을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스리백을 바탕으로 양 측면의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날카로운 역습으로 중국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베트남은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응우옌 티엔 린이 선제골로 연결하더니 후반 13분 비슷한 장면에서 추가골까지 터뜨려 2-0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 감독과 히딩크 감독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다. 3위 이상만 올림픽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 가운데 조 추첨은 오는 26일 진행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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