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17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 사제가 적으로 만난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과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이야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대표팀과 히딩크 감독의 중국 U-22 대표팀은 오는 8일(한국시간)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과거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으켰던 이들이 상대로 만나 많은 이목을 끌고 있다.
벌써 17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PSV아인트호번, 첼시, 호주·러시아·네덜란드 대표팀 등을 이끌다 현재 중국 청소년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명장의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곳에서 지도력을 뽐냈고, 7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생활하고 있다.
스승이 꾸준함을 보였다면, 제자는 상승궤도를 그렸다. 박항서 감독은 월드컵 이후 아시안게임대표팀, 경남FC, 전남드래곤즈, 상주상무, 창원시청 등을 이끌다, 지난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과 연을 맺었다.
축구 변방으로 취급받던 베트남은 박 감독의 지도 아래 아시아축구연맹(이하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9 AFC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8강, 2019 킹스컵 준우승 등 ‘아시아 복병’으로 급성장했고, 박 감독도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자리 잡아 스승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딴 ‘쌀딩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이번 맞대결이 유달리 많은 관심을 받는 건 박항서 감독과 히딩크 감독이 처음으로 적으로 만난다는 점에 있다. 내년 1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AFC U-23 챔피언십을 대비하는 한 판이기도 하다. 본선 상위 3개국에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는 만큼 복병 두 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에서도 이번 맞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성사 당시 ‘VN 익스프레스’ 등 복수 현지 매체는 “히딩크 감독은 한국을 4강에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박 감독은 그의 도우미였다”며 청출어람(靑出於藍) 여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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