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은 이날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29표, 반대 300표였다. 이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 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노딜 브렉시트에 관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했다. 10월 19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3개월 연장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영국 시민들이 지난달 28일 밤 런던 의회 앞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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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상원이 오는 6일 오후 5시까지 이 법을 처리해 하원으로 송부하는 내용의 의사 일정에 합의하면서 법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상원이 예고한 대로 6일까지 수정안을 포함한 노딜 방지법을 처리해 하원으로 다시 보내면 하원은 오는 9일에 최종 표결을 하게 된다. 이후 여왕의 재가까지 받으면 9∼12일 사이 시작되는 의회 정회 전 입법이 마무리돼 정식 법률로서 효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다른 변수가 없으면 존슨 총리는 오는 10월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물론 영국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더라도 EU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브렉시트 철회 등은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이 통과되자 존슨 총리는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의 걸림돌"이라며 10월 15일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동의안을 즉각 상정했다. 그러나 이 동의안은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는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존슨 총리가 하원의 유럽연합(탈퇴)법 통과 직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개최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실패한 셈이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의회에서 실시된 세 차례 주요 표결에서 존슨 총리는 모두 패배했다. 영국 언론은 이를 두고 ‘존슨 패배의 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부결 직후 다시 조기 총선 동의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존슨 총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조기 총선 추진뿐이기 때문이다. 10월 17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 자신과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중 누가 총리로서 협상하러 갈 것인지를 국민이 결정해 달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10월 15일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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