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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2014. 4.23.| 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계속 체인지업이 똑바로(Straightly) 형성되고 있다.”
문제점은 분명하다. 최고 무기가 위력을 상실했다. 마법처럼 떨어졌던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형성되거나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다. 상대로 이를 철저하게 공략한다. 악몽과 같은 정규시즌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류현진(32·LA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3개의 공을 던지며 4.1이닝 6피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했다. 선발승까지 아웃카운트 2개가 남은 상황에서 교체됐고 경기 전 2.35였던 방어율은 2.45로 상승했다. 지난달 12일 1.45였던 방어율이 4경기 만에 1점 가량 치솟았다.
경기 내용도 이전과 비슷했다. 상대 타자들과 두 번째 승부를 벌이는 시점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3회까지 실점하지 않았으나 4회초 2점을 허용했고 5회초 연달아 안타 3개를 맞은 뒤 마운드서 내려왔다. 류현진이 3연속경기 5이닝 이하를 기록한 것은 재활시즌이었던 2017시즌 9월 이후 2년 만이다. 빅리그 첫 해인 2013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2년 동안은 단 한 번도 3경기 내내 부진하지 않았다.
류현진 특유의 세 가지 구종을 절묘하게 섞는 투구가 실종됐다. 지난해부터 류현진은 직구와 컷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우타자 상대시 세 구종을 앞세워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지배했다. 흡사한 팔높이에서 똑바로 오는 직구와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컷패스트볼,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난공불락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체인지업이 예전 같지 않다. 직구처럼 오다가 순간적으로 멈춘듯 궤적이 바뀌며 가라앉았던 체인지업이 느린 직구처럼 변화없이 들어온다. 이날 콜로라도전을 해설한 다저스 전문 방송국 스포츠넷LA의 해설자 오렐 허샤이저도 “체인지업 투수인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계속 체인지업이 똑바로(Straightly)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인지업이 실종되면서 류현진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우직히 기다린다. 특히 우타자들이 바깥쪽 체인지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석에 선다. 콜로라도 드류 뷰테라는 4회초 2사 2루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대타 조쉬 푸엔테스 또한 체인지업으로 적시타성 타구를 터뜨렸다. 5회초에는 놀란 아레나도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을 꾸준히 커트하며 9구 승부를 벌였고 결국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거나 배트 밑부분에 맞아 내야땅볼이 됐겠지만 최근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너무 쉽게 배트에 걸리거나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다. 결국 류현진은 아레나도 다음 타자 이안 데스먼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1회초에는 직구와 컷패스트볼로 구종을 제한했다. 그리고 다음 이닝부터 커브의 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체인지업을 완전히 봉인할 수는 없다. 100마일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아닌 그에게서 오프스피드 피치를 금지시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본인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이례적으로 선발 등판에 앞서 불펜피칭도 소화했고 이날 경기서도 밸런스에 유독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2회초 라미엘 타피아를 상대하다가 마운드 위에서 넘어진 것 또한 팔이 늦게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체에 힘을 크게 실었다가 나왔다.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방어율 1위 사수에 적신호가 켜졌고 이닝, 탈삼진, 다승 등 사이영상 투표시 기준점이 되는 각종 지표에서 경쟁자들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다저스가 주축 선수 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류현진 또한 10월을 응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 선발 등판 일정 역시 미정이다. 결국 이제는 사이영상에 미련을 두기 보다는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서 최고의 모습을 되찾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투구 밸런스 회복을 통한 체인지업 부활에 매진해야 하는 류현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