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일간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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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으면 나가달라"
박항서(60)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태국 취재진에게 화를 냈다. 박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목소리를 높인 건 이례적이다.
머니투데이와 스타뉴스에 따르면 박 감독은 지난 4일(현지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국 취재진의 무례함을 지적하며 "내 이야기가 듣기 싫으면 나가달라"고 일갈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5일 오후 9시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 경기를 앞두고 하루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동남아 라이벌'로 불리는 베트남과 태국이 본격적인 2020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시작하는 자리인 만큼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기자회견장에는 600명 이상의 태국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매체에 따르면 박 감독은 니시노 아키라(64) 태국 축구대표팀 감독보다 먼저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베트남에게 태국은 전혀 두려워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했다.
하지만 박 감독의 말은 일부 태국 취재진의 잡담 소리에 묻혔다. 기자회견이 시작된 상황에서도 일부 태국 취재진이 시끄럽게 떠들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이 마이크를 사용했지만, 그마저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장내는 소란스러웠다.
결국 박 감독이 태국 축구협회 관계자 등을 불러 항의한 뒤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이런 예의조차 안 지키면서 우리(베트남 대표팀)에게만 예의를 지키라고 하는가"라며 "인터뷰를 할 때는 조용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 이야기가 듣기 싫으면 나가달라 해달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통역사를 통해 취재진에게 전달됐고, 그제야 소리가 잦아들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이날 태국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시작한다. 첫 번째 상대는 태국이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맡은 뒤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AFF 스즈키 컵 우승 등 좋은 결과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킹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평가받았다. 베트남에서는 이른바 '박항서 매직'이 월드컵으로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
2차예선은 총 40개국이 A조부터 H조까지 5개국씩 8개 조로 나누어 진행한다. 각 조 1위 8팀만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2위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팀이 여기 합류한다. 이들 12개 팀에는 2023년 열리는 아시안컵 출전권도 주어지기 때문에 베트남은 최종 예선진출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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