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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최순실 옥중 자필편지 공개 “조국 딸은 프리패스인데, 내 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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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 옥중편지 입수했다며 공개
한국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지난해 8월 24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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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선고 이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 자필편지가 공개됐다. 최씨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의혹을 자신의 딸 정유라씨와 비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 선고를 듣고서’라는 2장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대법원 선고 후인 2일 작성된 것으로, 글 말미에 최순실씨의 바뀐 이름인 ‘최서원’ 서명과 함께 서울동부구치소 직인이 찍혀 있다.

편지에서 최씨는 “조 후보자 딸이 모든 과정에 프리패스 한 것을 왜 법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덮으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딸은 덴마크에서 6개월 감옥살이하면서 마약쟁이들과 섞여 옥고를 치렀고, 손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협박을 받으며 두려움과 고통에 떨었다"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말하는 그 정의는 어디 갔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삼성이 최씨에게 제공한 말 3필과 관련해 소유권을 넘겨준 것으로 보고 말 구입액 34억원을 뇌물로 판단한 대법원 선고에 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최씨는 “말 소유권을 인정한 건 정말 코미디 같은 결과”라며 “계약서와 모든 것이 삼성에 있음에도 소유권을 나에게 있다고 판결한 근거는 무엇인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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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순실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류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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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하는가”라며 “이 정부는 박 전 대통령과 나를 묶어 역적을 만들고 그걸 두고두고 써먹기 위해 재판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나라를 위해 정의와 진실이 살아나고 숨죽이고 있는 애국심이 이 나라를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3일 편지를 공개하기에 앞서 2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날 오전 최씨 면회를 다녀오면서 편지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한국당 대변인이었던 정준길 변호사가 변호인 접견 때 최씨의 편지를 받아왔다고 소개하고, 조작한 편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최씨의 상태에 대해 “뉴스에 나오는 모습보다 체구가 작고, 흰머리도 많으며, 이마에 상처까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편지를 공개한 최씨와 류 전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여론도 나온다. 4일 한 누리꾼은 “한국당은 아직도 최씨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것인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han****)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최씨가) 감방에서 정치한다”(iks****)고 비꼬기도 했다.

최씨는 대법원 선고에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재판부에 자필 진술서를 보내 조 후보자와 자신을 비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진술서에서 “(조 후보자는) 팩트가 다 나오는데도 아니라고 큰소리를 치는데 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 그러느냐”며 “후보자의 딸에게는 할 말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최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최씨가 정씨 승마지원 과정에서 받은 말 3필에 관해 삼성과 최씨 사이에 소유권에 대한 의사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모두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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