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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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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합의 이틀만에'…伊오성운동-민주당 난민정책 놓고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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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 "강경난민 정책 고수" vs 민주당 "난민정책 방향전환"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수용 않으면 총선이 낫다" 압박

격앙된 민주당 "이해하기 어려워…그새 마음 바꿨나" 비판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새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한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합의 이틀 만에 주요 정책안을 두고 이견을 노출하며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는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오성운동의 핵심 정책이 새 내각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총선을 치르는 게 더 낫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오성운동이 극우 정당 동맹과의 지난 연정에서 추진한 강경 난민 정책에 대해 민주당이 방향 전환을 요구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난민 구조선 입항 금지와 영해 침범시 벌금 부과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 정책은 오성운동과의 연정 파기를 선언한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부총리 겸 내무장관)가 주도한 것이지만, 오성운동도 이를 적극 지지했었다.

기성 정치 타파를 주요 강령으로 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난민 유입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이탈리아 남부를 최대 지지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디 마이오 대표가 새 연정의 총리로 지명된 주세페 콘테 현 총리와 내각 구성 협의를 마친 뒤 진행한 것이다.

연합뉴스

오성운동-민주당 간 연정의 수장으로 추대된 콘테 총리. [EPA=연합뉴스]



디 마이오 대표가 민주당과의 연정 협상을 공식 개시한 지난 23일 이후 대외적으로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처음이어서 정치권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정가에선 그의 발언이 기존 난민 정책을 유지하도록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엄포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하면서도 그 진의와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민주당 측에선 디 마이오 대표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드레아 오를란도 부대표는 "그의 기자회견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가 마음을 바꿔먹은 것인가? 그렇다면 분명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책적 측면에서 지난 연정과의 완전한 단절을 강조해온 민주당으로선 강경 난민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정책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치열한 '밀당' 끝에 콘테 현 총리에게 차기 내각의 수장직을 맡기기로 합의하며 일단 배를 띄우는 데는 성공했으나, 장·차관 배분과 핵심 정책 프로그램 합의 등 여러 고비가 남아 있다.

앞서 양당은 지난 28일 콘테 총리를 중심으로 한 연정 구성에 합의했으며,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하루 뒤인 전날 콘테 총리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했다.

콘테 총리는 양측과의 협의 아래 내각 명단과 정책 합의안을 들고 다시 마타렐라 대통령을 찾아 승인을 받아야 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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