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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기다리는 류현진. AP=연합뉴스 |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어느새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이 오면 야구팬들의 마음이 설렌다. 바로 가을의 전설로 불리는 포스트시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즌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와 팀이 모여 최고 중에서도 최고를 가리는 대결이기에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한 시즌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을이 가까이 오는 가운데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호투하던 류현진(32·LA 다저스)이 흔들리고 있다. 이전까지 ‘괴물급’ 투구를 선보이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꼽히던 그가 최근 3경기 연속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5.2이닝 4실점), 24일 뉴욕 양키스전(4.1이닝 7실점)으로 흔들렸던 류현진은 3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 결과도 좋지 않았다. 4.2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7점을 준 뒤 4-7로 뒤진 가운데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왔다. 홈런 2방 이상씩 맞아 무너진 직전 두 차례 등판과 달리 이번엔 4회와 5회 집중타를 맞고 무너졌다. 이날 다저스가 5-11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5패(12승)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날도 제구가 흔들려 류현진은 3경기 연속 점수를 많이 준 바람에 평균자책점에서 큰 손해를 봤다. 3경기 15.2이닝 18실점은 평범한 투수보다도 못한 내용이었다. 7월 평균자책점 0.55였던 류현진은 8월 7.48로 급등했고 그래서 8월 초 1.45였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35로 치솟았다. 아직은 이 부문 선두지만 2.44로 2위인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와 2.46으로 3위인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 이제는 사이영상 경쟁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3회까지 안정된 구위를 보여주던 류현진이 3-0으로 앞서던 4회부터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선두 타자 팀 로캐스트로에게 몸 맞는 공,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맞는 등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은 것. 류현진은 워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 돌렸으나 윌머 플로레스에게 중견수를 훌쩍 넘기는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2사 뒤 류현진은 닉 아메드에게 1타점 우월 2루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카슨 켈리를 고의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2사 1, 2루에서 메릴 켈리 대신 대타로 나온 일데마로 바르가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4점째를 줬다. 이 역시 빗맞았으나 코스가 좋았다. 류현진은 마르텔을 땅볼로 잡고 힘겹게 4회를 마쳤지만 5회에도 2사 후 워커, 플로레스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내준 뒤 존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2점을 더 줬다. 또 닉 아메드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7점째를 헌납했고 카슨 켈리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결국 1, 3루에서 구원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무엇보다 빗맞은 안타 등 불운이 겹치기도 했지만 누상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2루타 3방을 맞는 등 류현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포스트시즌과 FA를 앞두고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야 할 큰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난조에 빠진다면 포스트시즌에서의 1선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작아지게 된다. 류현진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들도 가을 부진은 영입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제 류현진으로서는 부진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빨리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무엇보다 흔들리고 있는 제구와 상대에게 간파당하고 있는 볼 배합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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