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중 '사용처 비공개' 예산, 2017년 14.1%→2019년 27%
통일부가 지난해 남북협력기금 예산에서 '기타 경제협력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는 2445억원을 편성했으나 이 중 1461억원을 남북경협 피해 기업 지원과 남북 연락사무소 개·보수 경비, 군 통신선 지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제재로 남북 경협이 이뤄지지 않자 전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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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에게 제출해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해 남북협력기금 중 기타경제협력사업으로 2445억48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전체 남북협력기금 9592억6600만원에서 25.5%에 해당한다. 통일부는 "사용처가 공개될 경우 향후 대북 협상에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며 이 예산을 비공개로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통일부는 기타 경제협력 사업 예산 중 1461억5300만원(59.8%)의 용도를 변경해 다른 사업에 집행했다. '남북경협 및 금강산 기업 피해 지원'에 1323억3700만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시설 개·보수 및 운영경비 마련'에 117억4000만원, '동·서해지구 남북 군 통신선 복원 및 정상화'에 20억4000만원, '대북 반출물자의 제재 해당 여부 판정비용 추가지원 경비 마련'에 3600만원을 사용했다.
2017년에도 당초 기타 경제협력 사업으로 1354억9100만원을 편성했으나, 519억원을 사용처를 변경해 개성공단 피해기업 지원에 썼다. 또 전체 남북 협력 기금 중 사용처가 공개되지 않는 기타 경제 협력 사업 편성액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17년에 이 비중은 14.1%였으나, 지난해 25.5%, 올해 27%로 높아졌다.
정 의원은 "남북협력기금이 '북한 퍼주기용 쌈짓돈'으로 쓰인다는 비판에도 문재인 정부 들어 기금 사용처 비공개 편성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비공개 기금을 투명하게 공개해 '북한 퍼주기' '무계획적 기금 지출' 논란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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