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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與 선거법 주내 강행… 키맨은 바른미래 김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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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국 후보자 낙마 막기 위해 정의당 등 지지 아쉬운 상황에서 정개특위 안건조정위 직권 구성

김성식 의원 여당에 동조할 전망… 한국당이 강행 처리 막긴 힘들어

김의원 "일단 논의 지켜보고 결정"

지난 4월 말 '신속 처리 안건(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회 폭력 사태를 낳았던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강행 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정의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적격' 판정을 할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아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후방에서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는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도 동조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동의 없이 다시 밀어붙일 경우 여야(與野)가 거듭 강경 대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여권의 밀실 야합"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조선일보

27일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위 안건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민(왼쪽에서 셋째)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철희 의원, 한국당 장제원 의원, 김 의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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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4월 30일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다. 이 법안은 가만히 두어도 내년 1월 25일이면 본회의에 부의(附議)되지만,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 바뀐 선거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달 말 활동 기간이 끝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법안을 가결시키려 하고 있다. 이 경우 11월 초면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정개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날 여야가 각각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 4건을 심사하기 위한 안건조정위원회를 직권으로 구성했다. 당초 안건조정위는 한국당이 정개특위의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구성을 요구한 것이었다. 한국당 측 조정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 끌기'를 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직권 구성' 카드를 꺼내 들면서 오히려 한국당이 안건조정위 회의를 막아야 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한국당 측 조정위원을 홍영표 위원장이 직접 지명해 지연 작전을 무력화한 민주당은 "28일 안건조정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하겠다"고 했다. 조정위원 6명 중 민주당 측 3명은 찬성 투표가 확실하고 김성식 의원도 찬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캐스팅 보터'가 된 김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거법 논의는 이미 충분히 시간을 끌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홍 위원장의 '조정위원 직권 선임' 등에 대해선 "일단 논의를 지켜보고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강행' 수순을 밟는 배경에 정의당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정개특위 활동 기간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점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에 대해 "사법 개혁의 적임자"라며 찬성했던 정의당은 최근 "의혹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며 부정적 기류를 내비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의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장관급 후보자는 모두 낙마했다. '조국 지키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민주당의 아쉬운 처지를 활용해 정의당이 민주당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으로 의석수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정당이다.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이 군사작전처럼 위법행위를 하면서 선거법을 뒤바꾸려 한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비판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통과시킬 경우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하고 정치적 대응도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회의 '숫자 싸움'에서도 밀린다. 민주당은 위원 19명 중 자당 의원 8명과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포함해 최소 9명을 확보하고 있다. 무소속 이용주(전남 여수갑) 의원은 호남 지역구 의석 감소 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정된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식 의원까지 동조하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표가 절반이 넘는 10~11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한국당 편에는 자당 의원 7명과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등 8명뿐이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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