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日 부당 조치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7일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지소미아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한미동맹 관계는 굳건히 유지되고 오히려 더 절실해진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과 우려를 표한 미국 정부 태도와는 다른 이야기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가) 무슨 안보체제에 큰 위협이 되는 것처럼 과장된 언급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남북) 냉전 체제였던 지난 2016년에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2년 남짓 유지했던 것"이라며 "그 이전에는 지소미아가 없어도 한미동맹 관계나 여러 가지로 안보 문제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가 박근혜 대통령 말기에 미국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정기국회 중점법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계획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낙연 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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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외신 기자 앞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했다"고 말했고,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25일 트위터에 "우리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은 실망감과 우려를 표시한다"며 "이는 한국을 방어하는 것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미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영문 논평을 한국어로 번역해 26일 공식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발언에도 이 대표가 '지소미아를 종료해도 한미동맹이 굳건히 유지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이 백색국가(수출 심사 우대국)에 한국을 다시 포함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면서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안보상 신뢰 훼손을 이유로 우리를 수출 우대국,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한 마당에 우리가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국익과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은 오는 28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일본 정부가 사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 한일 양국 정부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본 경제 도발이 확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실제로 28일부터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한다고 한다. 29일에는 경술국치 109주년을 맞는 날이라, 역사의식을 갖고 국면을 타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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