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동서축 접근성 개선
2022년 착공… 평균 시속 100㎞, 송도~서울역 27분이면 주파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7분
GTX-B 사업은 사업비 5조7351억원을 들여 지하 50m에 터널을 만들고, 평균 시속 100㎞ 수준으로 달리는 노선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일반 지하철보다 속도가 3~4배 빨라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까지 가는 시간을 3분의 1선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 22분 걸리던 것을 27분으로 단축하고, 35분이 걸리던 여의도에서 청량리는 10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마석에서 서울역까지도 23분이면 올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실상 광역 교통 체계가 없던 남양주·구리시 등 수도권 동북부 지역의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면서 "신도시 등에서 도심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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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GTX 이용객이 하루 평균 29만명(2030년 기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승용차 통행량을 하루 평균 4만4000대 줄어들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한다. 고용 창출의 경우 건설 기간 중에는 7만2000명, 노선 개통 후 4만5000명이라고 전망한다.
GTX-B 노선이 신설되면 용산, 청량리, 망우 일대 철로 이용을 분산해 교통 혼잡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산, 청량리 일대에 2개 철로가 지나가는 '복선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포화 상태인 기존 노선을 이용하던 일부 열차를 GTX-B 노선 선로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GTX-B 노선이 개통돼야 A노선, C노선과 함께 삼성역, 청량리역, 서울역을 삼각형으로 교차하는 환승 교통망이 완성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경제성 낮다 지적… 예타 '턱걸이 통과'
경제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국토부는 당초 인천 송도에서 청량리까지만 연결할 계획이었지만, 2014년 예타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기준치인 1.0에 훨씬 못 미치는 0.33이 나오자 남양주 마석까지 구간을 연장했다. 비용 대비 편익이 1보다 낮으면 투자한 만큼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청량리~마석 구간은 신규 선로 건설 없이 기존에 깔려 있는 선로를 활용하고, 이용 수요는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이렇게 해도 B/C가 0.97에 그쳤다. 국토부가 3기 신도시 후보지 중 하나인 남양주 왕숙신도시 개발 수요까지 반영한 뒤에야 B/C가 1.0으로 나왔다. 그야말로 턱걸이를 한 것이다. 다른 GTX 사업들이 수월하게 예타를 통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GTX-A 노선(운정~동탄)은 비용 대비 편익이 1.11, GTX-C 노선(덕정~수원)은 1.36이 나왔다.
그래서 GTX-B노선 추진은 '총선용'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올 초 이 사업이 정부가 정하는 예타 면제 사업 대상에서 빠지자 인천, 부천 등 지역 주민 50여만명의 불만이 커졌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론을 달래기 위해 직접 인천을 방문해 예타 통과를 약속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진통 끝에 사업이 추진되지만, 수익성과 사업성을 높일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할 경우 개통 뒤 요금 인상 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이 투자 회수를 위해 요금을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민자 비율이 높아지면 기본요금이 5000원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승 과정이 기대보다 불편할 경우, 국토부 예상보다 이용객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간선 이동 시간이 아무리 줄더라도 실제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 단축 효과가 미미하다면, 굳이 비싼 돈 주고 탈 사람이 많겠느냐"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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