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다승·평균자책·탈삼진 등 투수 각 부문 1위 질주
우즈·리오스·테임즈·니퍼트…역대 외국인 MVP 4명 중 3명이 두산
두산 린드블럼, '홈 16연승 신기록'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국내 여타 프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KBO리그 역시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가 팀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2019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질주한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들과 나머지 구단 외국인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창단 후 바닥을 면치 못하던 kt wiz가 올 시즌 5위 경쟁을 벌이는 것도 외국인 선수 3명이 활약이 큰 힘이 됐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30명의 외국인 선수 중 올해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이다.
린드블럼은 20일 현재 19승 1패, 평균자책점 2.03, 탈삼진 152개를 기록하며 마운드를 평정했다.
KBO 시상 기록인 다승과 평균자책, 승률, 탈삼진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투구 이닝(155IP), 피안타율(0.216),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0.96), 삼진/볼넷 비율(6.33) 등 대다수 투수 지표에서 맨 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과 다승 2위인 앙헬 산체스(SK)와 토종 간판 투수인 김광현(SK), 양현종(KIA)이 양 부문 3, 4위이지만 남은 기간 린드블럼의 성적을 넘어서기는 힘들어 보인다.
승부 뒤집는 샌즈의 투런 홈런 |
타자 부문에서 올해 가장 뛰어난 선수는 제리 샌즈(32·키움 히어로즈)다.
샌즈는 홈런(25개)과 타점(100개), 장타율(0.578)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홈런 수가 25개에 불과한 게 아쉽다.
올 시즌 공인구 반발력이 줄면서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됐다고 해도 샌즈의 홈런 페이스는 MVP 후보로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현재로선 린드블럼이 남은 기간 부상 없이 등판한다면 MVP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
1998년 KBO리그가 처음 외국인 선수를 도입한 뒤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한 사례는 4번 있었다.
타이론 우즈(왼쪽)와 다니엘 리오스 |
첫해인 1998년 타이론 우즈(두산)가 당시 KBO리그 신기록인 42홈런을 치면서 처음 MVP에 올랐고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15년 에릭 테임즈(NC),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각각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린드블럼이 올 시즌 MVP를 수상한다면 역대 5번째 외국인 선수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탄생한 4명의 외국인 MVP 중 3명이 두산 소속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치부하기 쉽지 않은 현상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우즈와 니퍼트는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각보다 더 잘해 줬고, 리오스와 린드블럼은 기본 실력을 갖췄지만 전 소속팀에서 마찰을 겪다 방출된 것을 보고 영입한 선수"라고 말했다.
에릭 테임즈(왼쪽)와 더스틴 니퍼트 |
사실 두산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투자를 많이 하는 구단은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제대로 된 외국인 전담 스카우트도 없이 통역을 통해 선수 기량을 파악하곤 했다.
대신 두산은 타 팀에서 방출된 외국인 선수를 비교적 많이 영입했다.
리오스(전 KIA)와 린드블럼(전 롯데)을 비롯해 빅터 콜(SK→두산), 게리 레스(KIA→두산), 마크 키퍼(KIA→두산) 등을 데려와 쏠쏠하게 활용했다.
두산이 외국인 선수를 재활용하는 비법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타 팀에서 보면 속이 쓰릴 수도 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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