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만기까지 금리 안 오르면 원금손실 불가피
우리은행이 개인들에게 약 1250억원어치 판매한 독일 채권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이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금리연계형 DLS는 독일 국채 금리와 수익률이 연동돼 있는데 이 금리가 투자 원금을 전부 날릴 수 있는 구간까지 하락한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15일(현지시각) 기준으로 -0.712%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0.062%P 하락하면서 -0.7% 밑으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리연계형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면 연 4~5%의 수익이 나지만, 금리가 -0.2% 대비 1bp(0.01%P) 떨어질 때마다 2%씩 손실이 나도록 구조화 돼 있다. 금리가 -0.7%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원금 전액을 날릴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손실은 만기 시 금리 수준에 따라 확정된다. 예를 들어 금리가 계속 올라 만기 때 -0.2%가 되면 원금은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금리연계형 DLS는 만기가 4~6개월 정도로 짧은 편이다. 올해 10~11월에 대부분 만기가 돌아온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마켓워치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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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판매한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위에서 형성되면 연 4.2%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1월에만 해도 0.168%를 기록했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우려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가 어려워지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리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3월 처음 마이너스에 진입한 뒤 4월 들어 소폭 올랐지만, 이후 기약없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초에 -0.2% 밑으로 낮아지기 시작했고 7월 들어서는 하락폭이 더 가팔라지면서 이날 처음으로 -0.7%가 무너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독일 국채 금리는 당분간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유럽 금리연계형 DLS는 38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독일 채권 금리와 연계된 DLS는 1250억원 정도가 팔렸다. 이 DLS가 원금 전액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DLS 투자자들은 현재 은행을 상대로 소송과 분쟁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금리연계형 DLS 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한 자료 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검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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