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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Y현장] 94년도 온기 담았다...전 세계가 '벌새'를 주목한 이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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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1994년도는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 벌어진 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는 서구로부터 인정받고 선진국이 되려는 열망과 같은 공기가 있었다. 그런데 다리가 붕괴했다. 다리의 붕괴는 영화 안에서 은희가 만나는 관계들의 붕괴와도 맞닿아있다. 그래서 1994년도를 배경으로 했다." (김보라 감독)

전 세계가 주목했다. 개봉 전부터 전 세계 25관왕을 차지한 '벌새'가 그 주인공이다.

김보라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벌새'(감독 김보라, 제작 에피파니/메스 오너먼트)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벌새'의 출발과 전 세계의 호평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박지후 김새벽도 함께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가 한문 선생님 영지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품이다.

"1994년을 살아갔던 14살 은희의 성장과 함께 그 시대의 온기를 담으려 했다"던 김보라 감독은 "미국 대학원 유학 시절에 뿌리가 뽑히고 부유하던 시절이 있었다. ('벌새'는)그 시절 꿈에서 시작됐다. 어떤 기억들과 트라우마,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됐던 말 등 기억의 조각이 출발이었다"면서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2013년도 시나리오 형태로 탄생했다. 시나리오로 탄생하는 과정 안에서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어떤 걸 간과하고 있었는지를 은희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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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후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게 궁금한 14살 은희를 연기했다. 김새벽은 은희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어른 영지 선생님을 소화했다.

박지후는 "은희를 제 또래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친구한테 잘 보이고 싶고 후배한테는 센 언니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친구랑 노는 것도 좋아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쓸쓸함이 한구석에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김새벽은 "영지 선생님은 사람을 대하는 게 서툴고 상처도 있지만 그걸 연결하려는 마음은 놓지 않으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은희를 대할 때 소녀가 아닌 한 인간으로 대하려고 했다. 감독님도 같은 마음이었다. 한문 학원 선생님으로 한자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 데 잘 쓰고 싶어서 작은 칠판을 사서 혼자서 연습을 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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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관객상 수상부터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집행위원회 특별상,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네레이션 14+ 대상, 제18회 트라이베카 영화제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최우수 여우주연상/촬영상,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경쟁 대상, 제38회 이스탄불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대상, 제9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 제35회 LA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국제 경쟁 심사위원 대상, 제17회 키프로스 영화제 경쟁 심사위원 대상, 제48회 우크라이나 키예프 몰로디스트 영화제 국제 경쟁 작품상, FIPRESCI 심사위원상, 제34회 시네마 호베 영화제 감독상/음악상/관객상/청소년 심사위원상, 제11회 오스틴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 심사위원 작품상, 제21회 타이페이영화제 심사위원상, 제3회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감독상/여우조연상/촬영상, 제36회 예루살렘국제영화제 최우수 장편 데뷔작의 영예까지 25관왕을 달성한 전무후무한 작품이다.

김보라 감독은 "상을 받아서 감사하지만 계속 받아서 얼떨떨하고 불안한 마음도 생겼다. 좋은 게 올 때 불안한 것도 찾아온다는 걸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며 "감사하지만, 상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우들과 스태프가 상을 받았을 때는 기뻤다. '벌새'로 무언가를 보답할 수 있는 기분이라서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영화제를 다니면서 환대를 받았다. 그들이 저를 알고 연결돼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떤 부분이 공감이 갔느냐고 물어봤다"면서 "누구나 제대로 사랑받고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고 본질이 통하는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데 그게 그려졌고, 한국의 서사를 다루고 있지만, 가족관계나 유년 시절의 상처 등 보편적이고 원형적인 서사를 건드려주는 것 같다는 평가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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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감독은 무려 6년 동안 영화를 준비하고 세상에 내놓게 됐다. 김 감독은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사랑이었다. 시나리오를 정말 사랑했다. 누군가 '김보라는 30대를 벌새에 다 바쳤다'라고 하더라. 이 작품을 과하게 사랑했다"며 "거절도 많이 당했지만, 이 시나리오에 대한 사랑, 이 우주를 보여주면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라고 자신했다.

벌새는 세상에서 작은 새다. 이를 제목으로 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1초에 날갯짓을 평균 80번을 하는 벌새는 꿀을 찾아서 멀리 날아다닌다. 동물사전을 보니까 벌새는 희망, 포기하지 않는 사랑, 생명력 등 좋은 상징이 있었다"며 "은희가 포기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자기를 사랑하고 싶어 하고 제대로 사랑받고자 하는 여정을 가는데 그것이 벌새의 여정과 닮았다고 생각해서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OSEN,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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