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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다. 강백호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4-4로 맞선 7회초 공격 1사 만루 찬스에서 좌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투수는 롯데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김원중(26).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파울을 친 강백호는 그 자리에서 괴성을 지르더니 타석의 흙을 왼발을 차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자 김원중의 얼굴도 붉어지면서 한동안 강백호를 노려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겉으로 보기엔 강백호가 치기 좋은 공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에서 나온 행동 같았다. 그렇다면 투수 쪽에서는 자신을 만만하게 보고 한 무례한 행동처럼 느낄 수도 있다. 야구에서 이런 상황이면 빈볼이 날아가도 할 말이 없다.
이후 팬들은 각종 기사 댓글과 커뮤니티에서 강백호의 행동을 과하다고 평가하면서 비난했다. 소리를 지르는 것도 그렇지만, 타석에서 흙을 찬 것은 지나친 행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프로 데뷔 2년째에 접어든 젊은 선수가 선배 투수와 상대팀에 대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후 김원중은 평정심을 찾고 6구째에 투수 앞 땅볼로 강백호를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이어 롯데 타선이 7회말 2점을 뽑아내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5월 28일 NC전 승리 이후 7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김원중은 경기 후 "화난 것은 아니었다. 신경전은 보시는 분 나름인 것 같다. 나는 승부를 즐겼다. 강백호를 잡아냈으니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강백호의 잘못된 행동을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 심지어 아버지도 당시 상황에 대해 무례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고 원정을 가 있는 강백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부상 부위 통증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나왔던 괴성과 몸짓으로 밝혀졌다.
강백호는 지난 6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우익수로 나서 9회말 수비 도중 신본기의 파울볼을 잡으려고 달려가다 펜스 구조물의 날카로운 부분에 손바닥이 5㎝ 찢어지는 참변을 당했다. 결국 봉합 수술을 받고 한 달 넘게 치료와 재활에 매진한 뒤 지난 8일 1군에 돌아왔다.
타격시 큰 문제가 없어 복귀했지만 여전히 공이 방망이에 빗맞을 때는 수술 부위에 통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손부상이 없는 정상적인 타자도 파울을 칠 때, 특히 타이밍이 늦어 방망이 끝에 공이 맞을 때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강백호는 김원중과 승부에서 파울을 치는 순간 방망이를 타고 울림 현상이 수술한 오른 손바닥으로 강하게 전해져 왔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주변에 “파울이 될 때 손바닥이 너무 아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흙을 찬 것도 나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승부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정말 갑자기 큰 통증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만약 김원중 선배나 팬들이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무례하게 느끼셨다면 죄송하다. 그러나 분명 오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날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 강백호는 발로 흙을 찬 뒤 타석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오른손을 터는 장면이 나온다. 수술한 오른손이 아파서 나온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강백호는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을 비롯해 8일 부상 복귀 이후 5경기에서 19타수 8안타(타율 0.421)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부상 여파를 잊게 하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성적도 부상 공백이 있었지만 타율 0.344로 NC 박민우(0.345)에 1리 뒤진 2위를 달리면서 10홈런 44타점을 올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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