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의 변호인은 12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봉기)의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를 들은 뒤 “그동안 경찰과 검찰에서의 왜곡된 정보가 세상에 알려져 진실이 가려졌다”며 “아버지 없이 살아갈 아들의 인생을 생각해서라도 선처 받아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반발했다.
특히 변호인은 모두 진술에서 “(고유정이) 피해자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피해자의 변태적인 관계 요구에 고유정은 사회생활 하는 전 남편을 배려했다”라고 주장했다. 아들과 면접 교섭이 이뤄지는 날 피해자가 고유정에게 스킨십을 유도했고, 갑자기 몸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치밀한 계획을 통해 살해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반박하면서, 피해자가 성폭행을 시도하자 고유정이 어쩔 수 없이 자기 방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에 검찰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의 잘못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고유정의 변호인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피해자 변호인도 “피고인의 변호인은 고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진술을 다수 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는 점을 악용해서 터무니없는 진술을 한 부분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유정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마치 고인을 아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이러한 주장은 인간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유정은 지난 9일 제주지방법원에 변호사를 새로 선임한다는 선임계를 제출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 7월 5명의 변호인을 선임했으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우려한 변호인들이 모두 사임했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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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법정 앞은 이른 오전부터 방청권을 배부받으려는 시민과 취재진이 몰렸다.
고유정은 지난 6월 검찰 송치 때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여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교도관의 안내를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그가 들어서자 방청객에 앉아있던 일부 피해자 가족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험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고유정은 변호인의 모두 진술 중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보였으나 재판 내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은 1시간 20분 만에 끝났고,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이동하던 고유정은 성난 시민들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등 현장은 큰 혼란을 빚었다.
고유정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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