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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내돈 날리나" DLS 가입자들, 잠 못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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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독일, 영국 등 해외 주요국 금리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2~3배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금리연계형 DLS(파생결합증권)'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수천억원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각국의 금리가 원금 손실 구간을 뚫고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금 손실 없이 3~5%대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판매 은행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증권사 등이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판매한 '금리연계형 DLS' 상품 약 1조원어치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약 4000억원, KEB하나은행도 약 4000억원어치를 팔았는데, 대부분이 소수 투자자에게 1인당 최소 투자 금액 1억원 이상으로 알음알음 판매한 사모(私募)형이었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연동형 상품을, KEB하나은행은 미국 국채 5년물과 영국 CMS 연동형 상품을 많이 팔았다. 특히 독일 국채 10년물과 연동된 DLS 가입자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가 -0.2%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3~5% 수익을 약속했지만, 올해 초 0.1%대였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9일 기준 -0.581%까지 떨어졌다. 최근 국제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독일 국채로 돈이 몰려 국채 금리가 급락(가격 상승)하는 것이다.

만기일에 금리가 -0.7%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100%를 잃는 상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투자자는 이미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됐고, 내년까지 만기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을 판매하던 작년 말과 올 초만 해도 금리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 몰랐고, 오히려 미국은 금리를 올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 B자산운용사 대표는 "DLS는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한정돼 있는 반면 한번 손해나면 전액을 잃을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파생상품인데, 우리나라는 '중(中)위험 상품'으로 보고 투자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DLS(Derivative Linked Securities 파생결합증권)

원유나 금·은 등 실물자산 가격이나 환율, 금리 등이 특정 기간 동안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지 않을 경우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고,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도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의 금융상품.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를 기초로 수익을 얻는 ELS(주가연계증권)와 비슷한 파생상품이다.






김은정 기자(e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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