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협의회 임시총회서 언급…"헌재 또는 대법원서 위법성 따질 것"
유은혜 부총리·김 교육감, 교육자치 콘퍼런스 토크콘서트에선 직접적 언급 안해
김승환 전북교육감 발언 듣는 유은혜 |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문제를 놓고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7일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시총회에서 교육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김 교육감은 이날 오후 한국교원대 도서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교육부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결정은 우리나라 전체 교육체계의 문제"라며 "다음 주께 헌법재판소 또는 대법원에 (교육부의 부동의 위법성을 따질)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 사자성어 '차도살인(借刀殺人,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뜻)'을 인용하며 "정권이 바뀐 지 2년이 넘었으나 교육부는 그동안 공약 이행을 위한 시행령과 규칙 정비를 하지 않았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만든 교육부 장관 동의권을 이용해 자사고 폐지라는 교육정책을 폐기한 것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협의회 차원에서)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을 탄핵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교육부를 과연 신뢰할 수 있는지, 관계 재정립도 주도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임시 총회 |
김 교육감은 협의회 임시총회 이후 열린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 토크콘서트'에서도 "교육부가 권력을 내려놔야 교육자치도 이뤄진다"며 교육부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얼마 전 찾아온 교육부 직원에게 비틀스 노래처럼 '렛잇비(let it be, 순리에 맡겨라)' 하라는 말을 했다"며 "진정한 교육은 교사와 학생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모든 권한이 아래로 내려가는 큰 흐름에 따라 교육부 권한이 교육청으로 내려오면 그 권한은 다시 학교로 가게 된다"며 "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가 협의해 의사결정하는 교육 현장이 돼야 한다"고 김 교육감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토크콘서트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참석해 김 교육감과 상산고 문제를 둘러싼 설전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둘 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교육자치 콘퍼런스' 참석한 유은혜-김승환 |
유 부총리는 다만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교육부가 내려놓을 수 있는 권한은 빨리 내려놓고, 교육부가 교육자치를 가로막는 악의 근원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다만 서로 신뢰를 무너트리거나 한뜻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지난달 26일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교육부가 부동의 결정을 내리자 전북도교육청이 "교육부는 더는 교육개혁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길 바란다"며 "퇴행적 결정으로 잃은 것들은 회복 불가능한 것이며, 교육부는 중요한 신뢰 파트너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발언하는 유은혜 |
선언문은 자치분권 시대를 맞아 각 교육 주체가 교육자치 확대에 협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교육부, 시도교육감협의회, 국가교육회의 등이 함께하는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콘퍼런스'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교육자치 콘퍼런스에서는 마을 교육공동체, 혁신 교육지구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자치 프로그램이 전시 형태로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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