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애슐리 와그너. /애슐리 와그너 인스타그램 캡처 |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애슐리 와그너가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료 피겨 선수 고(故) 존 코글린에게 성추행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코글린은 지난 1월 최소 3명의 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와그너는 1일(현지 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08년 존 코글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에는 내가 무슨 일을 당한 건지 몰랐다"며 "하지만 누군가 말을 해야 바뀐다. 이런 문제는 남녀를 떠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와그너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8년 스프링캠프 이후 선수들이 모인 파티에서 코글린이 잠든 자신에게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와그너는 "파티가 끝난 후 친구들이 모두 그 집에서 자고 간다고 해서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별다른 생각 없이 잠들었다"면서 "내가 잠든 사이 코글린이 침실에 몰래 들어와 강제로 입을 맞췄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저항하지 못했다. 코글린은 22세 청년이었고, 난 겨우 17세였다"며 "용기를 내 코글린에게 그만하라고 이야기하자 그가 자리를 떴다"고 했다.
와그너에 따르면 코그너는 사과 한 마디 없이 그 자리를 떠났고, 이후로도 그는 이 일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와그너는 "코글린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의 말을 믿지 않을까봐 두려웠다"며 피해 직후 이를 신고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나의 고백이 어린 선수들의 훈련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다만 코글린의 유족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와그너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상한 미국 피겨 스케이팅 스타다. 2016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 미국 선수권대회에서는 3차례 금메달을 수상했다. 2013년, 2016년에는 방한해 김연아가 출연한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혜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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