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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中사령관, 홍콩 시위대에 광둥어로 경고...軍 개입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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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둔 중국 군사령관이 지난달 31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극단적인 폭력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군사령관이 직접 나서서 홍콩 시위대에 경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이 예고한대로 인민해방군이 홍콩 사태에 실제로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중국 환구시보,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홍콩 주둔군의 천다오샹 사령원(사령관)은 전날 인민해방군 건군 9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최근 홍콩의 폭력 시위 사태와 관련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고 홍콩인들의 삶과 재산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도전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다오샹 사령원은 덧붙였다.

조선일보

천다오샹 홍콩 주둔군 사령원이 지난달 31일 인민해방군 건군 92주년 기념식에서 홍콩 사태와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환구시보


그는 "홍콩 주둔군은 단호하게 기본법과 주둔군 법을 따를 것이며 홍콩 정부와 사법부가 법에 따라 폭력 범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홍콩 사태가 계속될 경우 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홍콩 주둔 중국군은 군의 시위 진압 훈련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영상 중에는 군인들이 도망다니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는 모습과 탱크가 도로를 점령하고 물대포가 사용되는 모습도 있었다.

또 영상 속 군인이 중국 표준어가 아닌 홍콩에서 쓰이는 광둥어로 시민들에게 경고하는 모습도 공개돼 이 영상이 홍콩 시위대를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홍콩 시위 사태를 향한 중국의 경고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인민해방군이 실제로 홍콩 사태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楊光) 대변인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일국양제에 도전하는 일은 절대 두고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 국방부는 "홍콩 당국이 요청한다면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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