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기사회생… 자사고 지위 유지

교육부, 지정 취소 부동의 / “평가지표 재량권 남용 위법” / 안산동산고·군산중앙고는 /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연합뉴스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가까스로 자율형사립고 지위를 유지했다. 경기 안산동산고와 전북 군산중앙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상산고에 대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유지와 안산동산고·군산중앙고 일반고 전환 등 자율형 사립고 재지정 여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차관은 “평가지표와 관련해 전북도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적용을 중점적으로 검토한 결과 지표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산고는 이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자사고 지위를 보장받게 됐다. 박 차관은 상산고 부동의에 대해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이 상산고를 포함한 구(舊) 자립형 사립고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적용을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정량지표로 반영한 것은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게 정부와 자문을 구한 로펌의 일치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북도교육청은 2013년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력 강화방안’에 명시된 구 자립형사립고의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확대를 권장하는 공문을 상산고에 발송했으나 ‘일반고만 해당’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자사고인 상산고에 정확히 안내하지 못해 평가 부적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교육부 판단이다. 게다가 전북도교육청도 매년 고입전형기본계획에 상산고의 경우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명시했으면서 이를 평가지표에 반영한 것은 평가 적정성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26일 오후 전북교육청에서 정옥희 대변인이 도교육청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그러나 전북도교육청이 재지정 기준점을 다른 교육청보다 10점 높은 ‘80점’으로 커트라인을 설정해 논란을 빚은 점과 기타 평가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교육부는 경기 안산동산고와 전북 군산중앙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는 동의했다.

이번 결정으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서울 지역 자사고 8곳의 지정 취소 여부를 다음달 1일 심의하기로 했다.

이동수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