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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괴짜 정치인' 보리스 존슨, 새 英총리로…'노 딜 브렉시트'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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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신임 총리에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23일(현지 시각) 확정됐다.존슨 전 장관이 총리에 내정되면서 합의 없이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존슨 전 장관은 이날 발표된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9만 2153표를 얻어 4만 6656표를 획득한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을 제치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존슨 전 장관은 24일 테리사 메이에 이어 영국 총리직에 오른다.

존슨 전 장관은 메이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신임 총리 후보 0순위’로 줄곧 거론돼왔다.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방안에 대한 의회 내 통합을 이루는 데 실패한 데 비해 존슨은 뚝심으로 브렉시트를 밀어붙일 유일한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브렉시트 찬성론자인 존슨은 오는 10월 EU(유럽연합)와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존슨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보수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면서 일부 장·차관들이 사퇴하거나 사의를 표하고 있어 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넘어야할 과제다. 지난 20일 브렉시트와 존슨에 반대하는 시민 수천 명이 ‘노 투 보리스, 예스 투 EU(No to Boris, Yes to EU)’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존슨은 영국의 괴짜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의원 시절 헝클어진 양복을 입고 더벅머리를 휘날리며 출근하는 ‘동네 아저씨’의 모습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일각에서는 영국 엘리트 코스인 이튼 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존슨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계산된 이미지를 연출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존슨은 기자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은 뒤 영국 더타임스, 텔레그래프를 거쳐 시사주간지 스펙테이터 편집장과 수석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이후 1997년 총선에 도전했다가 패배의 쓴 맛을 본 뒤 2001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솔직하고 날카로운 입담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존슨은 2008년 정치 입문 7년 만에 런던 시장에 당선돼 이후 2016년까지 연임 가도를 달렸다.

2016년에는 오랜 친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에게 등을 돌리고 브렉시트 지지 운동을 주도해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올랐다. 당시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났지만 메이 총리가 신임 총리직을 차지했다. 존슨은 영국 외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존슨은 자극적인 언사와 기이한 행동 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해 ‘영국의 트럼프’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케냐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실언을 해 외교적 결례를 범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여러 여성과 스캔들을 일으키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존슨은 불륜으로 첫 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 지난해 9월 두 번째 부인 마리나 휠러와 25년 만에 이혼을 선언했다. 이번에도 다른 여성과의 불륜으로 이혼하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존슨의 과거 여러 명의 여성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이 공개돼 논란이 확대되기도 했다. 존슨은 최근 보좌관 출신 여성과 세 번째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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