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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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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남은 트레이드 마감일, 다저스는 특급 유망주 포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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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가운데)와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오른쪽).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진정 우승만을 응시한 채 ‘윈 나우’ 버튼을 누를 것인가.

LA 다저스는 분명 강팀이다. 하지만 다저스를 자신있게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1순위에 놓을 수는 없다. 내셔널리그서 홀로 6할 중반대 승률을 유지하며 독주하고 있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완전히 다르다. 선수층이 두껍고 투타에 걸쳐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 것은 다저스를 162경기 레이스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최고 승률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인 만큼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한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보다 특급 선수 한 두 명이 괴력을 발휘하는 게 승리의 지름길이 된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서 고배를 마신 원인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특히 마운드에서 소위 말하는 미친 투수가 없었다. 선발과 불펜 모두 포스트시즌 기간 승리를 보장하는 투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2018년 월드시리즈서 다저스를 꺾은 보스턴에는 네이선 이발디와 조 켈리처럼 1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타자를 압도하는 중간투수가 있었다. 2017년 우승팀 휴스턴 또한 찰리 모튼과 브래드 피콕 등 선발과 중간을 오간 투수들을 앞세워 마운드 대결에서 다저스에 우위를 점했다.

올시즌도 상황이 비슷하다. 다저스가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 뒤로 하고 31년 만에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불펜진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투타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다저스지만 불펜 방어율은 4.13으로 리그 전체 10위, 블론세이브 15회로 18위에 올라 있다. 마무리투수 켄리 젠슨을 비롯해 불펜 투수들 대다수가 최근 몇 시즌보다 부진하다. 트레이드를 통해 뒷문을 지킬 특급 중간투수를 보강하지 않으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물론 트레이드를 논의하는 상대팀들도 다저스의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다저스가 불펜진 보강에 절실한 상태임을 인지한 채 협상을 진행한다. 그래도 결국 칼자루는 다저스가 쥐고 있다. 지난 몇 년처럼 팀내 최고 유망주를 출혈하지 않고 거래에 임한다면 우승청부사를 데려올 확률도 낮다. 시애틀 좌완 마무리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 샌디에이고 우완 마무리투수 커비 예이츠, 클리블랜드 좌완 마무리투수 브래드 핸드 등이 다저스 불펜진을 강하게 만들 투수들로 꼽히는 가운데 위의 세 팀 모두 다저스가 보유한 특급 유망주를 탐낼 게 분명하다. 다저스가 협상 테이블에서 지난 몇 년과 다른 자세를 보여야 거래가 성립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저스는 2017년 스프링캠프부터 디트로이트와 저스틴 벌렌더를 두고 협상에 임했다.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워커 뷸러와 저스틴 벌렌더를 교환하는 트레이드를 논의했고 2017시즌 트레이드 마감일까지도 협상은 이어졌다. 그런데 디트로이트가 뷸러 혹은 알렉스 버듀고를 요구하면서 딜은 성립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차선책으로 텍사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는데 다르빗슈는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월드시리즈 7차전서 1.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2018시즌도 비슷했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매니 마치도를 데려와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 부상 이탈을 메웠지만 우승을 이끈 마운드 보강은 없었다. 딜런 플로로, 라이언 매드슨, 존 엑스포드 등을 영입했는데 엑스포드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서 제외됐고 플로로와 매드슨은 월드시리즈 흐름을 좌우할 정도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다저스와 투수 트레이드를 논의했던 팀 대다수가 버듀고를 요구했는데 다저스는 버듀고를 지킨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물론 이러한 다저스의 선택이 마냥 실패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뷸러와 버듀고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팀의 핵심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저스가 이들을 희생해 전력을 보강했다고 해도 우승을 이뤘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구단 운영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며 유망주를 지키고 육성시키는 이유 또한 우승을 위해서다.

다저스는 수 년 동안 유망주 층을 두껍게 유지하고 있다. 선진화된 마이너리그 시스템과 신인 드래프트, 국제 유망주 계약에서도 성공을 거듭하며 팜랭킹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올시즌에 앞서 MLB.com이 평가한 30구단 팜랭킹에선 7위에 올랐다. 포수 윌 스미스와 키버트 루이스, 우투수 더스틴 메이, 내야수 가빈 럭스 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다저스가 특급 불펜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들 중 누군가를 희생해야만 한다.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2주 남은 가운데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이 월드시리즈 정상 등극을 위한 결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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