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실무회담 보이콧위협에도 韓·美 모두 연습 계획 변경 안할 듯
일각에선 트럼프 '협상 카드' 차원… 전격적 연습 중단 지시 가능성도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문제 삼은 한미 연합 훈련 일정을 유예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이 훈련은 한국과 협력해 군사적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통상적 연합 훈련은 한미 동맹과 연합 준비 태세 향상 활동을 통해 한반도 방위에 미국이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스트번 대변인이 '가을'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원래 8월로 예정됐던 연습을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 관계자는 "미 국방부 대변인이 훈련 시기에 대한 구체 정보를 갖고 한 얘기가 아니라 일반적 언급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후보자도 이날 상원 국방위원회 인준 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한미 연합 훈련은 주한 미군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 요소"라며 "지난 2월 한국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은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 부합하는 현대화된 훈련 프로그램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전작권 전환 검증 등을 위한 하반기 연습 시기와 명칭 등에 대해선 한미가 협의 중이며,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합참과 한미연합사, 군단급 이상 일선 부대에선 다음 달 5일부터 23일까지 19-2 동맹 연습을 실시하는 것을 전제로 실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소식통은 "통수권 차원의 정치적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현재까지 8월 중 훈련 실시를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6일 주장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판문점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에게 한미 연합 연습 중단을 약속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카드'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연습 중단을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 등을 통해 "(한·미) 합동 군사 연습 중지는 판문점 조미(朝美) 수뇌 상봉 때에도 우리(북한)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 궁극적으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북 실무 협상이 늦춰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우리(미국)는 협상 재개를 고대하고,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대화하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들(북한)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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