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행사 동행해야 한다며… 방송 녹화 스케줄 있다며… 국무위원 74%, 예결위 불참 통보
野 "추경 의지없다" 비판하자 일부는 입장 바꿔 정책질의 참석
예결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상정하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종합 정책 질의를 시작했다. 이 총리는 인사말에서 "저를 포함한 국무위원들의 출석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몹시 송구스럽다"고 사과부터 했다. "국무위원들이 최대한 예결위를 중시하고 참석하도록 독려하겠다"고도 했다. 국무위원 상당수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논란이 되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이낙연(왼쪽)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에서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추경안 심사를 위한 이날 예결위 종합 정책 질의에 국무위원 74%가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추경 처리 의지가 없다”는 야당 비판에 뒤늦게 일정을 조정해 참석했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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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따르면, 예결위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11일까지 참석 대상인 부처 장관과 기관장 등 총 23명 가운데 17명(74%)이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별 균형을 주제로 한 사기업 행사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었다. 정무경 조달청장은 상임위가 끝나고 한 언론 매체 방송 녹화를 하겠다며 불출석을 통보했다. 그러나 야당 비판에 이들은 결국 회의에 참석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식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전국경제투어'로 전남 지역을 방문해 오전에만 출석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아프리카·중남미·남태평양 19국 관계 부처 장차관 포럼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으로 불가피한 경우도 있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등은 각 상임위 전체회의와 시간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린이국회 행사'로 잠깐 자리를 비웠다. 오전 회의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경우는 이낙연 총리와 홍남기 기재부 장관 등 11명이었다.
야당은 국무위원 대다수가 예결위에 불참하려 했다며 추경 처리에 대한 정부·여당의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추경이 늦어져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하더니, 국무위원도 없고 법안 논의도 없고 본회의 일정도 실종된 3무(無) 국회로 전락했다"며 "일본의 통상 보복 대응을 위해 3000억원 추경 증액 얘기도 나왔는데 국무위원 중 외교부 장관 등은 없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이 정부의 국무위원은 무슨 생각으로 추경 심사에 임하는지 정신 자세가 의심된다"며 "대통령도 진정한 리더십을 보이신다면 내가 참석한 행사보다는 추경 심사에 국무위원들은 다 가서 임해달라는 그런 내용으로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했다.
앞서 여야는 12일과 15일 종합정책질의를 하고, 17~18일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추경안 심사를 진행한 뒤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추경안을 의결하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났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부터 방글라데시 등을 방문한다. 이 총리는 15일 열리는 예결위 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청와대와도 상의했지만 예정대로 순방을 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 일본의 현실이 21일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순방을 다녀와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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