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2심서 징역 8년 구형…"납득 어려운 변명 계속"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the L] 1심에서는 드루킹 김씨에게 징역 총 7년 구형…다음달 14일 2심 선고

'드루킹' 김동원씨./사진=뉴스1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의 항소심에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씨에게 징역 총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10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씨 등 10명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드루킹 김씨에 대해 징역 총 8년을 구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징역 7년이다. 특검은 앞서 1심에서 징역 총 7년을 구형한 것에 비해 형량을 더 올렸다.

특검은 "드루킹 김씨는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해 피해 회사를 방해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여론 형성 기능을 훼손해 사회 전체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1년6개월 장기간 동안 8만건이 넘는 댓글 조작을 해 범행 기간이나 양도 상당하다"며 "그런데도 드루킹 김씨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죄가 되지 않는다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계속한다"고 지적했다.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겐 징역 3년10개월을, '삶의축제' 윤모 변호사에겐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나머지 경공모 회원 7명에겐 각 징역 1년6개월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드루킹 김씨는 이날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이 정권의 적폐로 찍힌 다른 사건들처럼, 한때 그들과 한 배탔던 저조차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짓밟혀 방어권이 거의 없는 상태로 두들겨 맞으며 여기까지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구형에 앞서 노회전 전 의원의 부인인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김씨가 출석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부인 김씨는 의견서를 통해 "나는 종이가방을 받아 그대로 전달만 했기 때문에 이야기할 내용이 없고, 나를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씨가) 이런 내용으로 나와서 증언한다면 사건과의 직접적인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며 증인 채택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드루킹 김씨 측은 2016년 3월 금품을 직접 수령했다는 부인 김씨에 대한 신문이 필요하다며 증인으로 신청했다.

드루킹 김씨 등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서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 만회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2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기부하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전 보좌관 한모씨에게 인사 청탁 등 편의 대가로 500만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1심은 드루킹 김씨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한편 이 사건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 지사의 항소심은 아직 진행 중이다.

드루킹 김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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