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을 앞두고 류현진(LA 다저스)이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올스타전 대비 타격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A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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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국에 올 때 이런 자리까지 올지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야구를 하고 싶어 온 것인데, 굉장한 영광이다."
좀처럼 감정의 동요가 없는 류현진도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선발투수'라는 칭호에는 무너졌다. 류현진은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9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2019 올스타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스타전 같은 경기에 선발로 나간다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며 "한국에서도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된다. 너무 좋은 날인 건 틀림없다"고 기쁨을 전했다.
류현진은 10일 오전 8시 30분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리는 2019 MLB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올스타전 선발투수라는 자리의 무게감은 맞상대만 봐도 확실히 드러난다. 류현진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메리칸리그 선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올스타 8회, 올스타전 선발만 두 번째다. 올해의 신인·MVP·사이영상·플레이오프 MVP 등 투수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받았으며 36세 나이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여 국내에서는 '금강벌괴'로 불리는 투수다.
이벤트 경기지만 류현진으로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을 상대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소 1이닝이라고 가정해도 조지 스프링어(타율 0.303, OPS 0.973)와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 디제이 르메이휴(0.336, 0.900), MLB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0.301, 1.099)와의 만남은 피할 수 없다.
류현진과 저스틴 벌랜더.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특히 트라우트는 류현진에게 통산 10타수 무안타지만 올스타전 같은 경기에도 매우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스타일인 만큼 조심해야 한다. 류현진은 "평소 등판과 큰 차이는 없겠지만 타자들에 대한 준비는 안 돼 있고 투수코치님을 믿을 것"이라고 재치를 부렸다.
'천적' 놀런 에러나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에러나도는 류현진과 같은 지구인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함께 뽑혔다. 류현진은 에러나도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면 어떻게 해줄 것이냐는 질문에 "그냥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답했다. 에러나도는 류현진에게 타율 0.609(23타수 14안타), 홈런 4개로 가장 강하다.
올스타전을 앞둔 9일 전야제 홈런 더비에서는 뉴욕 메츠의 새로운 거포 피트 알론소가 우승을 차지했다. 알론소는 결승 상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보다 1개 더 많은 23개를 쳐내며 거포 본능을 그대로 보여줬다. 게레로 주니어는 우승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결승까지 무려 92개(1라운드 29개, 2라운드 40개, 파이널 23개) 홈런을 날려 괴력을 뽐냈다.
홈런 더비는 사실상 올스타전 기간의 핵심이다. 올스타전은 한 선수가 길어야 한 이닝·두 타석을 소화하는 만큼 기량을 뽐내기가 어렵다. 더구나 올스타전을 휴식·몸 관리 기간으로 여겨 무리하지 않는 스타 선수도 많아 경기 자체의 재미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크다.
홈런 더비는 이 같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불만을 해소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공에 힘을 잘 싣는 타자들이 담장 밖으로 공을 날려 보내는 모습은 팬들은 물론 동료 선수들도 가장 흥분하는 시간이다.
그해 리그를 대표하는 참가선수 8명이 정해지면 타자들은 가장 치기 좋은 볼을 던져줄 사람을 지정해 더비에 참가한다. 투수와 타자 간 궁합이 좋아야 많은 홈런으로 이어지는 만큼 누구를 배팅볼 투수로 데려오느냐도 관심거리다. 2008년 홈런 더비에 참가했던 조시 해밀턴은 고교 시절 자신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던 71세 투수를 자신의 짝으로 올스타전에 초청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투수가 대부분인 아시아 출신 선수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최희섭이 2005년 홈런 더비에 출전했다. 당시 최희섭은 1라운드에서 5개를 쳐 5위로 아쉽게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지 못했다. 최희섭은 그해 올스타전 전까지 홈런 13개, 한 경기에서 3개 홈런을 때려내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후반기 2개에 그친 바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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