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발 투수로 나가는 것은 더 그렇다. 그 어려운 일을 류현진이 한다.
내셔널리그 올스타(류현진) vs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저스틴 벌랜더), 프로그레시브필드, 클리블랜드
7월 10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7월 9일 오후 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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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995년 노모 히데오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발 등판하는 아시아 출신 투수다. 사진(美 클리블랜드)= 김재호 특파원 |
가문의 영광
류현진은 이번 시즌 17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109이닝 21자책)의 좋은 성적을 내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명단 발표날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한국인 투수가 올스타 선발로 뽑힌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아시아 투수로 범위를 넓혀봐도 1995년 노모 히데오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의 표현대로 "가문의 영광"이자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감독을 맡은 로버츠 감독이 자기 팀 투수를 선발로 밀어준 것이기에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선발을 맡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 리그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전반기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중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여기에 부상 복귀 스토리, 한국인 최초의 올스타 선발이라는 스토리가 더해졌다. 비록 1이닝 투구지만, 선발 투수라는 상징성이 있다. 다저스 투수가 올스타 선발로 나서는 것은 2015년 잭 그레인키 이후 4년만이다.
팽팽한 대결
올해로 90번째를 맞이하는 올스타 게임, 1933년 시작된 이 행사는 1959년부터 1962년까지는 해마다 두 차례씩 개최됐고, 1945년에는 세계 2차대전 당시 시행된 여행 제한으로 열리지 못했다.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현재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는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아메리칸리그는 올스타 게임 6연승을 기록중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지금까지 양 리그 상대 전적은 아메리칸리그가 44승 2무 4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아메리칸리그가 369점, 내셔널리그가 367점을 냈다. 최근 전적은 아메리칸리그가 앞선다. 지난 22차례 승부 중 18번을 이겼고, 16번의 승부 중 13번을 이겼다. 최근에는 지난 2012년 승리 이후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89회 올스타 게임에서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아메리칸리그가 8-6으로 이겼다. 내셔널리그가 9회말 스쿠터 지넷의 투런 홈런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는데 10회초 알렉스 브레그먼, 조지 스프링어가 백투백 홈런을 때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양 팀이 나란히 5개씩 총 10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 잔치를 벌였다.
별들의 전쟁
양 팀은 일찌감치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내셔널리그는 크리스티안 옐리치(좌익수) 하비에르 바에즈(유격수) 프레디 프리먼(1루수) 코디 벨린저(우익수) 놀란 아레나도(3루수) 조시 벨(지명타자) 윌슨 콘트레라스(포수) 케텔 마르테(2루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중견수)가 선발 출전한다. 팬투표로 뽑힌 야수들 이외에 벨이 지명타자로 선발 명단에 합류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스위치 히터로서 그가 갖고 있는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리그는 조지 스프링어(우익수) DJ 르메이유(2루수) 마이크 트라웃(중견수) 카를로스 산타나(1루수) J.D. 마르티네스(지명타자) 알렉스 브레그먼(3루수) 개리 산체스(포수) 마이클 브랜틀리(좌익수) 호르헤 폴란코(유격수)가 선발로 나선다. 팬투표에서 선발 지명타자로 뽑힌 헌터 펜스(텍사스)가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마르티네스가 선발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 게임 첫 타자로 만나는 조지 스프링어를 비롯해 많은 낯선 타자들을 상대하게 된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아주 낯설지는 않은
올스타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시즌 도중 상대할 일이 많지 않은 양 리그의 선수들이 대결한다는 것이다. 류현진도 정규 시즌 기간 쉽게 상대할 일이 없는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을 상대한다.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그가 낯선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렇다고 아주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니다. 2번 타자로 나설 DJ 르메이유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시절 류현진을 상대했다. 다저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라이벌인 LA에인절스 소속 마이크 트라웃도 류현진과 종종 붙었다. 두 선수 모두 류현진이 좋은 상대 전적을 갖고 있다. 카를로스 산타나, J.D. 마르티네스, 마이클 브랜틀리와는 인터리그에서 대결한 경험이 있다. 마르티네스와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도 격돌했다. 두 차례 승부에서 모두 류현진이 범타로 잡았다.
류현진은 "하위 타선까지는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위 타선에서 최대한 안타 안맞고 깔끔하게 하고 나올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며 올스타 게임 등판 목표를 제시했다.
※ 류현진 vs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맞대결 전적(선발 선수 기준)
DJ 르메이유 16타수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마이크 트라웃 10타수 무피안타 4탈삼진
카를로스 산타나 3타수 1피안타 1탈삼진
J.D. 마르티네스 7타수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마이클 브랜틀리 3타수 무피안타
벌랜더는 이번이 두 번째 올스타 선발 등판이다. 사진(美 클리블랜드)=ⓒAFPBBNews = News1 |
두 번째 선발
아메리칸리그 선발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저스틴 벌랜더.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8(126 2/3이닝 42자책)을 기록중이다. 휴스턴에서 벤치코치로 일하며 그와 함께했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그를 코치할 수 있어서 기뻤다. 2017년 그는 팀을 위해 엄청난 일을 했다. 그해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다"며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벌랜더는 이번이 두 번째 올스타 선발 등판이다. 첫 번째는 지난 2012년, 코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였다. 벌랜더는 1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고, 패전투수가 됐다. 그는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그때는 프린스 필더 탓도 조금 있었다. 그가 1루에서 계속 나에게 '100마일 던져봐, 100마일!'이라고 속삭였고 '그래, 여기 있다'며 강속구를 던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지금은 마음가짐이 약간 바뀐 거 같다. 지금은 100마일이 나오지도 않는다. 아마 내일 시도는 해볼 것이다.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목표는 타자들을 잡는 것이다. 그게 전부"라며 선발 등판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과 벌랜더는 앞서 정규시즌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가졌다. 2014년 7월 9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LA다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경기였다. 당시에는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벌랜더가 판정승을 거뒀다.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 류현진은 2 1/3이닝 10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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