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 SBS 메인뉴스 앵커 출신 김성준(55·사진) 전 논설위원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가족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8일 일부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같이 전하며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지신 모든 분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제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안에서 원피스를 입고 걸어가던 여성의 하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전 논설위원을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 전 논설위원은 당초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휴대폰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고 한다.
김 전 논설위원은 "평소 사진 찍는 게 취미인데,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상태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논설위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SBS에 사표를 제출했고, SBS는 사직서를 수리했다.
김 논설위원은 1991년 SBS에 기자로 입사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SBS 8뉴스'를 진행하면서 ‘간판 앵커’로 활약했다. 2016년에는 뉴스제작국장을 거쳐 보도본부장에 임명됐다. 2017년 8월부터는 논설위원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진행했지만 이 사건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이날 시사전망대는 담당 PD인 이재익 PD가 대신 진행했다. 이 PD는 방송 말미에 이날 방송을 끝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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